건강상식
"아프냐, 나도 아프다"…드라마 속 대사 진짜였다
해암도
2025. 8. 3. 15:35
스위스 연구진 "아픈 얼굴 보기만 해도 면역세포 반응"


기침하는 사람과 같이 잠재적인 전염성이 있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이 움직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진은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시각적 자극만으로도 면역 반응이 유발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지난 28일 실렸다.
연구진은 248명의 건강한 참가자들에게 VR 헤드셋을 착용시킨 뒤, 다섯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중립적인 표정을 한 아바타들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이후 실험 참가자들을 몇 그룹으로 나눠 다시 같은 아바타들을 보여줬다. 이때 일부 참가자에게는 피부 발진과 같은 감염병의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거나 공포에 질린 듯한 모습의 아바타들을 보여줬다.
그 결과, VR 속 아바타가 아픈 것처럼 보일 때, 실험 참가자들은 신체가 물리적으로 더 멀어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또 참가자들의 뇌파와 뇌 기능 영상, 혈액을 분석하자, 감염된 듯한 아바타를 본 사람들의 면역세포가 실제로 활성화됐다.
특히 ‘선천성 림프구’라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됐는데, 이 세포는 외부에서 위협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해 다른 면역 세포에 경고를 보내는 알람 역할을 한다. 실제 병원균이 아닌 단지 감염자처럼 보이는 이미지만 보고도 발생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카밀라 얀두스(Camilla Jandus) 제네바대 교수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이 대비 태세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에스더 디코프(Esther Diekhof) 함부르크대 연구원 역시 “병원체가 체내에 들어오기 전부터 면역 시스템이 준비 상태로 전환되는 메커니즘이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