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흑백요리사 1라운드 통과 비결? 맛·식감·색 모두 잡은 삼치요리 [쿠킹]
해암도
2025. 1. 28. 08:46
익숙한 식재료도 품질이나 조리법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집니다. 스페인과 한국의 미쉐린 레스토랑 등 파인다이닝에서 제철 식재료를 다뤄온 송하슬람 대표가 5년 전 반찬가게인 '마마리마켓'을 낸 이유인데요. 좋은 식재료를 더 많은 사람들이 맛보고 알아갈 수 있도록 문턱이 낮고 친숙한 반찬을 선택한 것이죠. 한식부터 다이닝 메뉴까지, 그 계절에 나는 좋은 식재료로 만든 송하슬람 셰프의 요리를 매달 한 품씩 소개합니다.
② 삼치

겨울이 제철인 삼치는 영양이 풍부하고 맛이 담백하다. 사진 쿠킹
어린 시절의 어머니를 따라 시장 가는 것을 참으로 좋아했다. 시장에 놓인 식재료를 구경하는 것도, 또 상인들이 풀어놓는 식재료 이야기도 모두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삼치를 접한 건 지금처럼 추운 겨울이었다. 자주 가는 생선가게 사장님의 "비린내 하나 없는 데다, DHA 등 영양가가 풍부한 생선"이라는 설명에 어머니는 삼치를 장바구니에 담으셨다. 그날 식탁엔 노릇하게 구운 삼치가 올라왔는데, 담백하고 살이 꽉 찬 데다 사장님의 설명처럼 비리지 않고 맛있었다. 그 뒤로 요리를 배우러 떠난 스페인에서도, 마마리에서도, 그리고 지난해 출연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서도 삼치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삼치의 매력은 두툼한 살밥과 담백함이다. 소금 간을 해서 구이를 하면 풍미는 물론 간이 잘 밴 생선 살의 매력이 그대로 표현되고, 조림을 하면 맛있는 양념이 살에 배어들어 담백한 생선살과 소스가 최고의 조합을 이루는데, 계속 밥을 찾을 수밖에 없다. 다만 삼치는 우리가 흔히 먹는 고등어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간이 중요하다. 이때 쓰는 조리법이 소금물에 담가 간이 배도록 하는 '브라인'이다. 소금을 뿌리는 것보다 식재료에 골고루 간이 배고, 촉촉하게 조리할 수 있다. 보통 염도 3%의 소금물에 담그는데, 가끔 간장을 넣은 브라인 용액에 삼치를 담가 조리하기도 한다. 마마리에서는 육전을 할 때도 자주 사용하는데, 흑백요리사 팀전에서도 육전을 만들 때 고기를 무와 배, 마늘, 간장으로 만든 브라인 용액에 담가 육전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면 전이 식어도 부드럽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소금 간을 한 후 구우면 생선 살의 매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삼치구이. 사진 송하슬람
다음은 조림. 사실 삼치 조림은 나의 시그니처 메뉴이기도 하다. 마마리의 대표 메뉴 중 하나가 삼치조림이고, 흑백요리사에서 1라운드를 통과할 때 선보인 메뉴가 나물을 넣은 삼치조림이다. 오랜 시간 연구하며 생긴 나만의 조림 비법이 있는데 조림이 아닌 '삼치 스테이크'를 만든다 생각하고 이때 어울리는 채소가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채소를 조림에 넣는다. 흑백요리사 촬영 당시 선보인 삼치조림을 예로 들면 맛과 식감, 색감을 모두 가져가고 싶은 욕심에 대삼치에 무, 고사리, 섬초를 같이 넣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간이다. 보통 조림 양념의 간만 생각해, 양념 국물에 간을 맞추면 삼치가 싱겁기 쉽다. 따라서 국물이 살짝 짭짤하게 간을 해야, 삼치에도 간이 잘 밴다.
추운 겨울, 구이부터 조림, 회, 솥밥까지, 삼치를 즐기는 법은 다양하다. 그리고 어떤 방식도 좋다. 계절과 사람이 함께 만드는 음식을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이 겨울이 가기 전에 삼치를 꼭 먹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Today`s Recipe 송하슬람의 삼치 조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