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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진짜 특징은 자기 생각 안 바꾸는 것… 청년도 자기 생각 고집하면 노인
해암도
2023. 12. 26. 13:56
[김재준의 다빈치스쿨] 정신적 노화 예방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다시 열심히 배우는 것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의 노년 사진을 보면 참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대 시절 베케트도 잘생긴 멋진 청년이었으나 노년의 그만큼 멋지지는 않다. 멋지게 나이 드는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그 답은 찾기 어렵지만 의외로 간단할 수 있다.
아직은 젊어 보인다고 자부하는 필자는 가끔 다른 사람에게 “내가 노인(老人)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럼 보통 “네? 그건 아니죠! 아직 젊어 보여요”라는 답이 돌아오는데, 그때마다 속으로 ‘그래, 나는 이미 노인이야’라고 생각한다. 젊어 보인다는 말은 노년을 위장하는 비싼 가면과도 같은 것이다. 피부 시술을 부지런히 받고 성형까지 하면 본래 내 얼굴이 어땠는지조차 잊어버리고 만다.

아일랜드 출신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 [위키피디아]
50대 중반이면 노인
노인의 기준은 무엇일까. 필자는 노안(老眼)이 오고 갱년기에 들어서면 노인이 됐다고 본다. 이르면 40대 후반부터, 아무리 건강하고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50대 중반부터는 노인이 된다. 조선시대에도 50세가 넘으면 노인으로 봤는데, 필자는 이 기준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정말 결정적인 노인만의 특징이 있다. 남의 말을 듣기보다 다른 사람, 특히 젊은이들 앞에서 쉬지 않고 말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사람이다. 정작 본인은 모른다. 배우기보다 가르치려 들다 보니, 주변 청년들은 지옥의 시간을 견디고 있다. 이 주제에 대해 한 30대 남자와 대화한 적이 했는데, 필자의 연령 분류에 그 역시 저항한 점이 인상 깊다.
30대 남성 “진짜 노인의 특징은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는 거예요. 사실은 그 생각이 자기 생각도 아닌데 말입니다. 어렸을 때 부모나 학교에서 배운, 정확히 말하자면 세뇌됐거나 주입된 생각을 스스로 진실하고도 올바른 생각으로 여기며 사는 거죠. 주변에 자기 생각과 다른 사람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가르치려고 듭니다.”
필자 “그렇다면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청년도 노인이겠네?”
30대 남성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대부분 이미 노인이죠. 인도의 한 요가 수행자는 갓 태어난 아기에게도 ‘노인, 어서 오시게’라고 말했다고 해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필자는 나이가 많이 든 사람처럼 일부러 이렇게 물었다.
필자 “그럼 우리 늙은이는 청년들의 생각을 배우고, 젊은이들은 노인의 지혜를 존중하며 받아들이라는 말이군.”
30대 남성 “아닙니다. 노인의 지혜는 그냥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죠. 그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성장을 멈춘 완고한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요즘 60대가 부동산 투기를 주도한다고 하잖아요. 과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젊은이들의 미래를 망치고 있죠. 죄송하지만 노인들로부터 배울 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는 젊으니 아마 그가 옳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