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당 떨어졌나” 이젠 피부에만 붙여도 알려줍니다
해암도
2023. 10. 13. 08:15
당뇨·수면장애·고혈압 확인하는 헬스케어 기기 빠르게 진화

지난 9월 국내 벤처기업 아이센스는 첫 국산 연속혈당측정기(CGM) ‘케어센스 에어(CareSens Air)’를 출시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작은 바늘로 피 한 방울을 내 혈당을 측정하는 기존 기기와 달리,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 기기를 피부에 부착해 센서로 피하 조직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혈당을 분석하는 의료기기다. 채혈이 필요 없고, 24시간 동안 혈당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앱으로 혈당 수치를 보면서 식단·생활습관을 교정할 수 있어 미국·유럽에선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덱스콤·애보트·메드트로닉 등 미국의 3개 회사가 이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첫 국산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 하반기 아이센스와 협업해 혈당 모니터링 및 건강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고, 스타트업 글루코핏도 연속혈당측정기 기반 맞춤형 다이어트 식단 설루션을 내놓았다.
당뇨·수면장애·고혈압 등 생활과 밀착된 질환을 24시간 관측·분석해주는 헬스케어 기기와 설루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형 반도체·센서·통신 기술이 발전하고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생체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른바 ‘내 손 안의 주치의’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삼성전자 같은 테크 기업들도 웨어러블(착용형) 디바이스를 이용한 헬스케어 신기술에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플은 올 초 애플워치를 차고 있으면 실시간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삼성도 해외 대학·기업과 함께 혈당 측정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워치 차면 수면무호흡증·당뇨도 알아낸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워치(5·6 기종)를 차고 잠이 들면 수면무호흡증을 감지해서 알려 준다. 삼성전자는 최근 관련 기술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고, 내년 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워치에 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적외선 센서로 혈중 산소포화도를 측정해 수면 무호흡·저호흡 상태일 때 나타나는 산소포화도 패턴과 워치 착용자의 상태를 분석·대조해 증상 여부를 알려주는 원리다. 갤럭시워치에는 피부 온도 기반으로 생리 주기·예상 배란일과 가임기를 예측하는 기능이 올해 4월 추가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초 채혈이나 바늘을 꽂지 않고도 손목 센서만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지시로 2010년대 초부터 연구해 왔던 기술이다. 무선주파수 변화를 기반으로 혈액 내 물과 포도당 비율을 측정해 혈당 수치를 추산하는 방식이다. 다만, 현재 시제품의 크기가 아이폰 수준이어서, 소형화하는 데 3~4년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달 공개한 애플워치9에 우울·불안 평가를 할 수 있는 정신건강 앱과 하루 중 일광 시간을 측정해 근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앱을 탑재하는 등 건강 관련 기능을 대폭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레이저 방식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음은 스마트링 대전(大戰)?
시계형 기기뿐 아니라 휴대와 착용이 간편한 스마트링도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링은 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손가락에 끼우는 반지 형태로 생체 데이터를 추적하고 수집하는 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