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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보안의 시대 오면 세계 각국이 한국 배울 수밖에 없어”
해암도
2023. 10. 12. 11:52
[스포트라이트] 한국 스타트업 합류한 데미안 스텔레 교수

“양자보안이 일상이 된 시대가 오면 한국 같은 나라가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달 15일 서울대학교에서 만난 데미안 스텔레 프랑스 리옹 고등사범학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스텔레 교수는 현재 천정희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가 이끄는 보안 스타트업 ‘크립토랩’의 수석 과학자로 재직 중이다. 최근 크립토랩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 자체 개발한 양자내성암호(PQC) 알고리즘 ‘해태’를 미국 표준으로 삼아 달라는 등록 신청을 냈다.
양자보안은 기존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알려진 양자컴퓨터에 대비한 보안 기술로, 이 중 PQC는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해킹 등 사이버 공격을 막는 기술이다. 크립토랩의 해태가 미 국가기술 표준으로 등록된다면 한국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기술이 미 정부와 공공기관에 의무적으로 도입된다는 의미가 있다.
해태는 현재 국가 표준 후보로 등록된 40개 중 보안 안전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레 교수는 “해태는 기존 PQC 알고리즘보다 40%가량 작은 크기의 전자서명도 암호화할 수 있다”고 했다.
스텔레 교수는 주요 PQC 알고리즘 4가지 중 2가지를 개발한 석학이다. 그는 한국의 크립토랩이 동형암호(암호화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 분야에서 최상급 기술력을 보유한 것을 높이 평가해 이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그는 양자암호 분야에서 한국의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
지난 6월 정부는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고, LG유플러스는 작년 4월 PQC 전용회선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크립토랩의 해태도 최근 적용했다. 스텔레 교수는 “한국은 유럽과 달리 정부와 기업들이 나서서 정부망, 통신 기지국 등에 양자보안기술을 적극 적용하고 있다”며 “양자보안의 시대가 오면 각국은 한국을 보고 배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