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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보다 중독적… 대학생들 정신과 가게 한 이 영상
해암도
2023. 3. 2. 06:12
‘숏폼’ 보다가 밤 새우는 대학생들, 중독 치료 위해 병원까지 찾는다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에 빠져
Z세대 평일 평균 75분 시청
반복해 보다 보면 주의력 저하

오는 2일 개강을 앞두고 있는 대학생 정모(25)씨는 방학 동안 ‘숏폼(1분 이내로 이뤄진 짧은 영상)’에 빠져 생활 패턴이 완전히 무너졌다. 밤 12시에 침대에 누워도 새벽 4~5시까지 숏폼 콘텐츠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정씨는 “방학 동안 오전 9시에 출근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늦잠 자다가 1~2시간 지각하는 일이 잦았다”며 “이제 방학이 끝나는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복학을 앞둔 송모(25)씨는 아예 숏폼 관련 앱을 스마트폰에서 지웠다. 자신의 의지만으로 통제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서다.
코로나 사태와 극심한 취업난 속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대학생들이 유튜브 ‘쇼츠’나 틱톡처럼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지난해 6~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숏폼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Z세대(1996~2007년생)는 81.2%로 집계됐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평일 75.8분, 주말에는 96.2분 동안 숏폼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숏폼 콘텐츠는 하나를 시청하면 더 큰 자극을 불러일으키는 영상을 원하는 ‘중독’에 쉽게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일반 유튜브 영상을 볼 때보다 더 일상생활에 흥미를 잃고 팝콘 터지듯 더 큰 자극만을 추구하는 ‘팝콘 브레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극단적으로 짧은 숏폼 콘텐츠는 일반적인 유튜브 영상을 볼 때보다 더 중독되기 쉽다”며 “더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을 찾기 위해 밤새 콘텐츠를 보다 보니 다음 날 일어나면 무기력해지고, 해야 할 것을 못 하다 보니 자존감마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또다시 숏폼에 집착하는 악순환이 생기는데, 최근 숏폼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져 병원을 찾는 10~20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