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젖소 없이 젖소에서 짠 우유를 만들 수 있다고?
해암도
2022. 12. 3. 17:48
활발해진 인공 우유 개발
최근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실제 우유와 똑같은 맛과 향을 내는 ‘인공(人工) 우유’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젖소로부터 우유를 짜내는 낙농업은 막대한 양의 온실 가스를 배출하고, 삼림과 하천을 황폐화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래서 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농장이 아닌 실험실에서 우유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인공 우유는 ‘비동물성(Animal-free)’ 혹은 ‘젖소 없는(Cow-free)’ 우유로 불린다. 명칭에 동물과 젖소가 들어가는 이유는 콩, 귀리, 아몬드 등을 원료로 한 ‘식물성 우유’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인공 우유의 특성 때문이다. 식물성 우유가 우유의 맛과 향, 형태를 흉내낸 제품에 불과하다면 인공 우유는 동물에게서 얻지 않았을 뿐 우유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최근 대체육 시장에서 식물성 원료가 아닌 줄기세포로 배양육을 만들어 실제 고기와 똑같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인공 우유를 만드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미생물에 소의 DNA 염기서열을 주입한 뒤 발효 탱크에서 배양해 우유 단백질을 합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유에는 젖소에서 짠 우유와 동일한 성분인 카세인과 유청 단백질(베타-락토글로불린) 등이 들어 있다. 유청 단백질이 없어 실제 우유와 맛이 전혀 다르고, 버터·치즈 등의 유제품을 만들 수 없는 식물성 우유와 차이가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