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
나의 머리는 어느 정도 나빠졌을까?
해암도
2022. 12. 3. 05:40
치매는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병이 아닙니다
치매는 숨겨야 하는 부끄러운 병에서 오래 살게 되면 누구나 치매가 될 수 있는 병으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이 말의 뜻은 치매는 갑자기 걸리는 것이 아니고, 오랜 세월에 걸쳐 치매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치매는 정상에서 주관적 인지장애가 되고,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치매가 됩니다.
누구나 될 수 있는 병이기에 치매의 초기 증상을 아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치매 초기의 증상을 알면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도 있지만, 뇌가 나빠지는 것을 빨리 알 수 있고 대비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매의 초기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치매가 되기 훨씬 전부터 생기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단순 건망증처럼 증상이 가볍고 가끔 생기다가, 진행하면서 점점 심해지고 자주 발생하게 되며, 결국 기억력장애가 나타나면서 치매가 됩니다. 이런 과정에 나타나는 증상의 정도로 뇌가 어느 정도 나빠졌는지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머리는 나빠져도 한동안은 나빠진 증상이 바로바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여분의 뇌 구조물인 예비능을 갖고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예비능은 일상생활과는 다른 위급하거나 복잡한 일을 할 때 필요한 구조물입니다.
예비능이 줄어들어도 처음에는 증상이 미미하여 느끼기 힘들며 복잡한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표가 나지 않고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뇌가 나빠지고 있어도 잘 모르게 됩니다. 그러나 아주 격렬한 시합을 하는 프로 선수는 전성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될 정도가 됩니다.
예비능이 줄면서 머리가 나빠집니다. 복잡한 일에 집중하거나,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면 건망증이 생기거나 기억력의 부족함을 점점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이런 기간을 주관적 인지장애라 합니다. 그래도 주관적 인지장애는 예비능이 제법 남아 있어 기억력이 떨어진 것이 남의 눈에 띌 정도는 아닙니다.
더 진행되어 경도인지장애가 되면 예비능이 많이 부족해진 상태가 됩니다. 기억력이 떨어진 것이 남의 눈에도 띌 정도가 됩니다. 예비능이 고갈되면 치매가 되고 기억력이 뚜렷하게 떨어진 표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증상으로 뇌가 나빠진 정도를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후에 치매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어느 정도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