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상식

[체험기] 맛은 좋은데 가격이 199만원…LG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 써보니

해암도 2021. 8. 22. 08:46

캡슐만 넣으면 집에서 수제맥주 완성
숙성 기간 2주에 맥주 5L 만들 수 있어
흑맥주 시음 결과 ‘맛있다’ 호평 쏟아져
여전히 비싼 가격, 잔량 표시 아쉬워

LG전자가 2019년 선보인 수제맥주 제조기 ‘LG 홈브루’는 출시 직후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399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이 단점으로 꼽혔다. 이후 LG전자는 기능은 그대로 유지한 채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으로 가격을 200만원 낮춘 199만원의 LG 홈브루 신제품을 지난해 7월 내놨다.

LG 홈브루는 ‘수제맥주를 집에서 만들 수 있다’는 콘셉트가 소비자를 자극했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홈술(집에서 먹는 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3월 기준 판매량은 1년 전과 비교해 3배 늘었다. LG 홈브루 신제품을 보름간 사용해봤다.


외관 디자인은 맥주 공장에서 볼 수 있는 물탱크를 연상시킨다. 왼쪽 탱크에는 맥주 원료가 들어있는 맥즙이, 오른쪽에는 물통이 각각 들어간다. 제품 상단 부분에는 효모를 포함한 캡슐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전면에는 맥주가 나오는 출수구와 손잡이(탭), 디스플레이 등이 있다.

먼저 2L의 물을 넣고 세척을 진행하면 된다. 15~25℃의 물을 넣으면 자동으로 물을 뜨겁게 끓여 살균 세척을 시작한다. 세척된 물을 받을 수 있는 배수통도 함께 제공해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다.

맥주 원료 패키지와 물 5L를 넣으면 제조가 시작된다. 제조 기간은 맥주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흑맥주는 2주, 필스너는 3주 정도가 걸린다. LG전자는 현재 페일 에일, 인디아 페일 에일, 흑맥주, 밀맥주, 필스너 등 인기 맥주 5종을 패키지로 판매하고 있다.

LG전자 수제맥주 제조기 홈브루는 맥주 패키지를 넣으면 2주 만에 5L의 맥주를 만들어준다. /윤진우 기자

 

 

맥주 패키지 가격은 개당 3만9900원으로, 5L의 맥주를 만들 수 있다. 단순 계산해 500㎖에 4000원 정도가 든다. 같은 용량의 캔맥주가 3000원 정도 하는 걸 고려할 때 저렴하지는 않다. 다만 수제 생맥주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비싼 가격은 아니다.

시음을 위해 2주에 걸쳐 흑맥주를 제조, 시음했다. 완성된 맥주는 기대를 뛰어넘을 정도로 훌륭했다. 달콤 쌉싸름하면서도 목 넘김이 뛰어나 인상 깊었다. 시중에 팔리는 어떤 흑맥주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회사 동료 10여명에게 평가를 받아봤더니 호평이 쏟아졌다. ‘편의점 캔맥주와는 비교 불가다’, ‘첫맛부터 꽉 찬 느낌이다’, ‘끝 맛이 오래 남는다’, ‘쓰지 않게 잘 넘어간다’, ‘맛의 밸런스를 잘 잡았다’ ‘고급스러운 맛이다’ 등이다. 일부 직원들은 ‘다른 흑맥주와 비교해 묽다’ ‘단맛이 강하다’라고 지적했지만, 전반적인 맛 평가는 좋았다.

LG전자는 맥주 패키지를 구독하면 가격을 5% 할인하는 구매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을 낮춰주는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LG전자 제공

 

 

하지만 제품 가격에 대해서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제품 가격을 199만원으로 낮췄지만, 여전히 20~30대 젊은층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실제 LG전자의 마케팅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습이다.

맥주 잔량을 직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LG전자는 홈브루 전면 디스플레이에 남은 맥주양을 물결 모양으로 표시하는데 직관성이 떨어진다.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패키지 구독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LG전자는 현재 ‘맥주 원료 패키지’를 정기 구독하면 패키지 가격을 5% 할인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지만, 제품 자체의 가격을 할인하는 서비스는 하지 않고 있다. 패키지 가격을 올리더라도 제품을 저렴하게 대여하는 서비스가 필요해 보인다.

 

윤진우 기자 jiinwoo@chosunbiz.com    입력 202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