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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유리창을…” 자동차 부수고 칭찬받은 사연

해암도 2021. 4. 21. 05:50

 

Canal Sur 홈페이지 캡처, 페이스북 캡처

 

“실수로 유리창을 깼습니다. 저는 알레한드로입니다. 죄송합니다.”

스페인의 한 어린이가 자동차 유리창을 깬 뒤 남긴 한 장의 메모가 화제다.

ABC 뉴스 홈페이지 캡처

 

12일(현지시간) 텔레디아리오, 20미누토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세이뱌 팔로마레스데리오 지역의 자동차공업사 ‘카우로’ 직원들은 점심을 먹고 가게로 돌아가다 뒷유리가 깨진 자동차를 발견했다.

수리를 위해 맡은 차량을 가게 밖에 세워뒀는데 유리를 박살 난 것이었다. 양쪽에 큰 구멍이 났고, 유리창 전체에 금이 가 있었다.

아이가 남긴 메모. '카우로' 페이스북 캡처

 

깜짝 놀라 뛰어간 직원들은 누군가 남긴 메모를 발견했다.

공책을 찢어 서툰 글씨로 또박또박 쓴 메모에는 “실수로 자동차 유리를 깼습니다. 저는 알레한드로라고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글쓴이는 부모님 전화번호를 차례로 남기며 피해배상을 약속하기도 했다.

유리창을 깨고 메모를 남긴 어린이 알레한드로(12)의 모습, Canal Sur 캡처

 

알레한드로는 스페인 지역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친구들과 돌을 발로 차면서 집으로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발로 차던 돌이 날아가 자동차 뒷유리창이 박살 났다.

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지만, 곧장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얘기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 위해 메모를 쓰게 됐다고 전했다.

'카우로' 페이스북 캡처

 

도망가지 않고 사고를 수습할 방법을 생각한 뒤에 메모를 남긴 아이의 행동에 감동을 받은 직원들은 파손된 차량과 메모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카우로’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글을 남긴 직원은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폭력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반듯하게 자라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를 훌륭하게 키운 가정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사연은 현지 매체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를 칭찬하고, 부모와 공업사 직원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누리꾼들은 “아직도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기쁘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대응하는 법은 여러가지다. 알레한드로가 지금처럼만 자란다면 정말 멋진 사람이 될 것이다” “내가 직접 부모에게 전화해서 축하하고 싶다. 아이를 정말 훌륭하게 키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공업사 관계자는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거니 이미 아들에게 얘기를 들었다고 하더라”며 덕분에 사건이 잘 처리됐다고 전했다.

 

김남명 인턴기자    국민일보  입력 2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