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2330

사형수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김형석 반성시킨 '사랑의 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오래전에 있었던 사건이다. 경북 안동의 한 고아원에 이(李)라는 성을 가진 소년이 있었다. 18세가 되면서 규정에 따라 고아원을 떠나게 되었다. 이군은 먼저 군 복무를 끝내고 앞날을 개척해 보겠다는 계획으로 군에 입대했다. 제대한다고 해서 주어진 직장은 물론 갈 곳조차 없는 처지여서 그대로 군에 남아 직업군인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중사까지 진급은 했으나 외롭고 쓸쓸함은 가중되어 갔다. 면회를 오는 사람도 없고 휴가를 나가도 고아원밖에 갈 곳이 없었다. 정을 나눌 사람은 물론 사랑의 줄까지 끊어졌음을 느꼈다. 이 중사는 자신의 운명과 장래를 생각할 때마다 자학감이 더해졌다. 나 같은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필요도 없고 누구를 위해 살고 싶다는 의욕까지 상실했다. 고아 출신 사형수 설득..

인물 2022.05.29

K팝 만들다 180도 변신… ‘PPONG’으로 세계 도전

해외에서 먼저 주목한 DJ 250 “그야말로 ‘소닉 헤븐(Sonic Heaven·소리의 천국).’”(DJ맥) “한국과 아시아 전역에 반향 있을 것.”(더 와이어 3월호) A16 / 51 / 프로듀서 250 최근 영국 유명 음악 잡지들이 한 사람에 대한 극찬을 실었다. 주인공은 DJ ‘250(본명 이호형·40)’. 3월에 막 첫 정규 앨범을 낸, 대중에겐 낯선 이름이었다. 와이어는 세계적 음악 평론 잡지고, DJ맥은 세계 DJ들의 순위를 매기는 전자음악계 최고 권위 잡지다. 이들을 홀린 앨범명도 심상치 않았다. ‘뽕(PPONG).’ 타이틀곡 ‘뱅버스(Bangbus)’를 들어보면 이 수상쩍은 이름의 기원이 드러난다. 꼭 끝을 꺾어버리고 마는 전자오르간 소리, 술취한 딸꾹질 같은 추임새, 춤에 최적화된 박자...

인물 2022.05.23

민경우 “운동경력 없던 文, 운동권 이념 과잉... 최악 정권 됐다”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 “그 땐 심장이 北에 가 있었다 北, 南에 전술핵 실제 쏠 수도” [월간조선] [배진영의 어제오늘내일] 민경우 대안연대(구 미래대안행동) 상임대표./월간조선 민경우 대안연대(구 미래대안행동) 상임대표는 1995년 중후반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으로 해마다 8월이 되면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렸던 사람이었다. 2020년 이후 조국 사태, 윤미향 파문, 라임사태, LH공사, 코로나 방역(防疫) 실패, 탈(脫)원전, 대장동 의혹 등 문재인 정권의 비정(秕政)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곳에 미대행이 있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사업과 연결되는 문재인 정권의 평화철도사업이나 차이나타운 조성 사업에 반대하고 미국 중심의 반중(反中)동맹인 쿼드가입을 촉구하기도 했다. ..

인물 2022.05.22

한동훈, 윤석열 따르게 된 진짜 이유 [월간조선]

초·중·고 동기동창 기자의 한동훈 연구 리더십 강한 모범생 스타일이지만 반골 기질도 17일 취임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검사 시절 각종 경력에 비해 개인사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1973년생으로 외국기업 임원인 아버지의 1남1녀 중 둘째로 태어난 한 장관은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 청주에서 살다 5학년이 될 때 서울로 이사해 서울 신동초-경원중-현대고-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학교 동기동창과 법조계 선후배들은 한 장관에 대해 “리더십 있는 모범생이었지만, 반골(反骨) 기질도 있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걸어온 길과 성격이 완전히 다른 윤석열 대통령과 의기투합한 것도 한 장관의 이런 성격 때문인 것으로 주변인들은 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취임식이 열리는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

인물 2022.05.22

“난 꿈 많은 비너스… 삶과 죽음 어차피 한 끗, 팔이 없어 슬프지 않다”

국민 대표로 대통령 취임식에 선 절단 장애 피트니스 스타 김나윤 오토바이 사고로 왼팔을 잃은 절단 장애인 김나윤(30)은 장애로 인한 좌절감이 극심할 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비너스 상을 떠올렸다. 사진은 김나윤이 최근 비너스 상을 옆에 두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모습. /스튜디오 케이랩 한 팔이 없는 보디빌딩 선수가 있다. 신체 좌우 근육을 고르게 단련해야 높은 점수를 받는 보디빌딩 세계에서 팔 하나가 없다는 건 극복하기 힘든 핸디캡. 그런데 이 ‘외팔 보디빌더’가 대형 사고를 쳤다. 지난해 9월 국내 최고 권위 대회 ‘WBC 피트니스 월드 바디 클래식’에서 비장애인과 겨뤄 4관왕을 차지한 것이다. 대회 사상 첫 절단 장애인 참가자이자, 피트니스 운동 경력이 2개월밖에 안 된 초보 선수의 깜짝..

인물 2022.05.21

“지각변동 한반도는 미꾸리 천국…‘자산어보’ 맥 이어 가야죠”

[애니멀피플] 조홍섭이 만난 ‘애니멀피플’ 우리나라 ‘민물고기 대부’ 김익수 전북대 명예교수 인터뷰 민물고기 연구 40년간 18종 발표…‘물고기 박사’ 15명 배출 4대강 사업 바닥 사는 고유종에 치명타, 원상 복원 서둘러야 김익수 전북대 명예교수가 16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신문사에서 최근 발간된 자신의 책 ‘우리 물고기의 생물 다양성 탐구’에 나온 미꾸릿과 얼의 옆구리 무늬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우리나라 물고기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연히 오랜 세월 이를 관찰하고 먹거리로 삼아 온 민중이다. 기록으로는 세종 때인 1424년 물고기 21종의 이름, 형태, 습성, 약 성분 등을 조사한 ‘경상도 지리지’를 시작으로, 1801년엔 물고기 101종에 관한 훨씬 ..

인물 2022.05.19

인생의 피크는 65세… 행복이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것!

‘무인양품’ 브랜드 철학 다져낸 세계적 디자인 거장 하라 겐야 일본이 낳은 디자인 거장 하라 겐야(原硏哉)가 2019년 자신이 디자인한 영국 런던 켄싱턴 하이스트리트 횡단보도 위에 서 있다. 일본풍 문양이 특징적인 이 횡단보도는 일본 문화를 소개하는 ‘재팬하우스’ 입구와 연결돼 있다. 그는 “세계는 점점 글로벌해지는데, 그럴수록 상대적으로 로컬의 가치가 높아진다”며 “세계는 각각의 개별성의 매력으로 빛나야 풍요로워진다”고 말했다. /Jérémie SOUTEYRAT, Japan House London “무인양품은 ‘이것이 좋다’ ‘이것이 아니면 안 된다’며 강하게 고객을 유인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이것으로 좋다’고 하는 이성적인 만족감을 고객들에게 드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 생..

인물 2022.05.14

암시장 심부름꾼서 미군 정보장교로…대구 혼혈소년의 코메리칸 드림

미 육군, 주한미군 복무 준 이 중령 사연 소개 다문화 편견 심하던 시절, 혼혈아로 어렵게 성장 풋폴유망주 뒤로 하고 군인 길 걸어 ”내 고향은 대구. 한국과 미국이 내게 기회 줘” ”훗날 주한 미국 대사 해서 두 나라 가교역하는게 꿈” 5월은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 국민의 달이다. 주요 정부 및 공공기관, 기업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이야기를 앞다퉈 발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 육군이 아시아계 미군 장병으로 소개한 한국계 정보 장교의 사연이 눈길을 끈다. 성은 이(Yi), 이름은 준(Jun)인 그의 성명만으로는 미뤄 검은머리칼에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는 완벽한 교포일 것 같은데, 피부색과 얼굴 윤곽 등을 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에 있는 미 육군 19전투지원사령부에서 소..

인물 2022.05.13

사실도 아닌 신화, 왜 읽혀야 하나…네 아이 키운 서울대 교수 답

옛날 사람들이 인간과 세상을 이해했던 방식, 그러니까 고대 인류의 지식이 축약된 게 신화에요. 신화는 인류가 지식을 전달하는 가장 오래된 도구죠.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김헌 교수는 “아이들에게 왜 신화를 읽혀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신화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신화는 세상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철학적 노력”이라며 “그래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로마 신화 전문가인 김헌 서울대 교수는 "누구보다 아이들이 신화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진영 기자 김헌 교수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주제로 서울대에서 18년 동안 강의를 진행해온 전문가다. 강의 경험을 집대성해 『김헌의 그리스 로마 신화』,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인물 2022.05.11

타는 목마름으로....저항시인 김지하 별세

독재에 맞서다 사형선고 받기도 지난 2013년 9월 9일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만난 김지하 시인./이명원 기자 “스무 살이던 4·19 시절부터 가르침과 깨우침을 줬던 사상이 민세(民世) 안재홍의 중용(中庸)이었다. 내가 평생 걸어온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 같아서 큰 힘이 된다.” 8일 별세한 시인 김지하(81·본명 김영일)는 지난 2011년 민세상 사회통합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 본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민세상은 일제 강점기와 광복 직후의 혼란기에 민족운동가·언론인·역사학자로서 민족 통합을 실천했던 안재홍(1891~1965) 선생을 기리는 상이다. 전립선암 등으로 투병하던 시인이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생전 고백처럼 그의 80여 년 삶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역설적으로..

인물 2022.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