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2314

“인생은 지구력... 늙거나 달리거나” 뼛속까지 러너, 80세 생물학 거장의 조언

‘뛰는 사람’ 하인리히의 80년 간의 생체 실험 24시간 252.2km 완주 US 신기록 달리기는 삶의 질 높여주지만, 노화는 막지 못해 통나무 집 짓고 살며 학생들 숲에서 가르쳐 지구력과 에너지…야망은 위로 열정은 아래로 달리기를 사랑한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Bernd Heinrich). 최근 80년 간의 달리기 여정과 자연의 경이로움이 어우러진 책 '뛰는 사람'을 펴냈다. 어린 시절 나는 달리기 선수였다. 주전자로 마른 목을 축이며 텅 빈 운동장을 달리고 또 달렸다. 심장이 용수철처럼 튕겨 나왔으나, 성장판이 열린 날쌘 친구들을 앞지를 수는 없었다. 넘치는 승부욕을 어쩌지 못하던 나는, 마지막 계주에서 뒤처진 채 꺼이꺼이 눈물을 쏟았다. 그때 멈추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 인생의 어느 곳을 뛰고 있..

인물 2022.09.03

이병철 삼성 회장이 갑자기 불렀다 “남북관계는 이 숫자로 판가름날 거요!”

[유석재의 돌발史전] 유석재의 돌발史전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79194 이상우(왼쪽) 신아시아연구소 이사장고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1970년대 말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서강대에서 북한정치를 강의하고 있었죠. 비 오는 날이었는데 강의가 끝나고 갑자기 삼성 회장 비서실에서 저를 찾는 전화가 왔다는 거예요. 낡은 가방하고 비닐우산을 든 채로 영문도 모르고 삼성 사옥으로 갔죠.” 신간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켜온 분들’(기파랑)을 낸 것을 계기로 정치학자이자 한림대 총장을 지낸 이상우(84) 신아시아연구소 이사장을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건강이 악화돼 수 차례 입원하는 상황에서도 이 책은 꼭 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썼..

인물 2022.09.02

허준이 "1인 병실서 사망하는 준비에 정신 팔지 마라"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 수상 허준이 교수, 모교 서울대 졸업식 축사 "취업, 창업, 결혼,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정신 팔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마시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시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길 바랍니다."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가 서울대 학위 수여식에서 후배들에게 이같은 말을 당부했습니다.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2년 제76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는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겸 고등과학원(KIAS) 수학부 석학..

인물 2022.08.30

‘IQ 204’ 천재 백강현군, 내년 과학고 입학한다

백강현 군./인스타그램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천재 어린이’로 이름을 알린 백강현(9)군의 근황이 전해졌다. 강현군은 2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년에 서울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한다고 밝혔다. 강현군은 “만 9세 백강현입니다. 선배님들 내년에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적었다. 강현군은 글과 함께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서울과학고등학교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에서 강현군은 뜨거운 햇빛을 가리려는 듯 오른손을 이마 위에 가져다 댔고, 왼손으로는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년 SBS 예능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한 강현군의 모습./SBS 한편 강현군은 2012년 11월생이다. 2016년 생후 41개월일 당시 SBS 예능프로그램 ‘영재발굴단’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된 바..

인물 2022.08.28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 일흔일곱의 감사… “제일 잘한 일은 결혼”

90년대 홍보업계의 전설 조안리와 워킹맘 두 딸들 1990년대 홍보 업계 전설이었던 조안 리 스타 커뮤니케이션 창립자(가운데)가 큰딸인 성미(오른쪽) CJ ENM 아메리카 대표, 둘째 딸인 현미(왼쪽)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들은 “워킹맘으로서 삶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한 여인이 있었다. 열아홉 대학 새내기 때 학장이던 미국인 신부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스물셋에 미국으로 떠나 신부직을 내려놓은 그 남자와 결혼했다. 당시 남자의 나이는 마흔아홉, 26살 나이 차에 천주교 사제와 제자라는 특별한 관계까지 극복한 결혼이었다. 딸 둘의 엄마가 된 후 그녀는 귀국해 조선호텔에 취직했고, 서른둘에 ‘스타 이그제큐티브 서비스’를 창업했다. 1988년 서..

인물 2022.08.27

“먹는 것도 수행… 사찰음식으로 佛法 알리고 싶어요”

조계종 사찰음식 명장 위촉된 비구니 우관 스님 “고향 전라도 음식 DNA 살아있어 13년전 봉녕사 사찰음식대향연서 부족해진 전시음식 만들며 시작” 사찰음식 영문책 최초로 집필… 해외 초청받아 세계화에 기여 2018년 주영 한국문화원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사찰음식을 만드는 우관 스님. “공양을 준비하며 스스로 풀을 뜯고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는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과 사랑, 자비심이 깔려 있다”는 게 스님의 말이다. 우관 스님 제공 《16일 찾은 경기 이천시 ‘마하연사찰음식문화원’은 작은 법당에 연구소를 겸한 살림채가 있는 소박한 공간이다. 이곳 원장으로 있는 우관 스님(58)은 올해 6월 정관 스님과 함께 사찰 음식의 세계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음식 명장(名匠)으로 위촉됐다...

인물 2022.08.24

1000명도 안 사는 섬, 연매출 10억원 올리는 청년 어부

[청년 어부의 맛] 새천년 수산의 ‘팔금도 왕새우’ 박세일 대표 ‘다 때려치우고 농사나 지을까.’ 귀농·귀촌을 꿈꾸는 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준비 없이 막연히 뛰어들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입합니다. 농어업에 대한 낭만적인 생각만 한 게 아니라, 뚜렷한 철학과 직업관을 갖고 뛰어든 청년들의 분투기. ‘청년 어부(농부)으 맛’을 연재합니다. 전라남도에 팔금도라는 작은 섬이 있다. 인구수가 1000명도 채 안된다. 섬이지만 주수입원이 어업이 아니다. 여러 섬들 사이에 끼어 있어 바다와 맞닿은 부분이 좁아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고 살아간다. 새천년 수산의 박세일(38) 대표는 팔금도 주민들 사이 몇 안되는 어부다. 새우를 양식한다. 우리나라 기후는 새우가 크기 좋은 조건이 아니다. 박 대표가 10년 전 귀어(..

인물 2022.08.22

교수가 된 ‘용접 아이돌’… “그 힘든 걸 왜 하냐고요? 재미있으니까!”

기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폴리텍 최연소 교수 원현우 “‘기능 아이돌’요? 어휴, 과찬입니다. 하하!” 지난달 한국폴리텍대학 포항 캠퍼스에서 만난 원현우(29) 교수는 쑥스러운 듯 연신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가 교내를 지날 때 마주친 학생들은 드문드문 “교수님, 연예인 같아요” 하는 농담을 던지고 쪼르르 도망갔다. “장난이 짓궂은 친구들이지만 실습할 땐 진지한 눈빛으로 싹 변한다”고 했다. 실습실에 들어서니 두툼한 작업복을 입은 학생들이 인기척도 느끼지 못하고 용접 실습에 몰두해 있었다. 곳곳에서 쉼 없이 불꽃이 튀었다. 인천기계공고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던 2013년, 스무 살이던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제42회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철골 구조물 부문에 출전해 금메달과 올림픽 MVP를 동시에 ..

인물 2022.08.20

‘골프계 우영우’ 이승민 “또 태어나도 엄마 아들로”… 엄마는 웃다 울었다

’제1회 장애인 US오픈’에서 우승한 자폐인 골퍼 이승민과 어머니 박지애 “당신의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릅니다.” 2000년 가을,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 만 세 돌 된 아이를 관찰한 의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 어려서, 미국 생활이 처음이라 말이 더디고 행동이 특별한 거라 믿었던 그녀는 “쇠망치로 머리통을 두드려 맞은 느낌”이었다. 정밀진단을 해보겠냐는 물음에 대답할 정신도 없이 아이를 카시트에 앉힌 뒤 자동차를 운전했다. 하늘은 눈부시도록 파란데 그녀에겐 온 세상이 암흑처럼 어두웠다. 이제 뭘 해야 하지? 절망의 시작이었다. 다섯 살 된 아이는 서울 독립문 근처 어린이집에 다녔다. 생일을 맞은 친구의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생일파티를 위해 아이들을 모두 자기 집으로 데려간다고 했다. 그..

인물 2022.08.20

"韓반도체, 이렇게 해야 산다" 촌철살인 진대제의 일침

진대제 “1000억달러 반도체 패키징 시장 잡아야 산다…10년來 후공정 시대 열려” 패키징 등 후공정 시장 진출, 정부 지원 절실 반도체 설계와 시스템 전체 이해하는 인재 중요 벤처·중소기업은 사업 모델 원점서 재검토해야 진대제(70·사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많다. 1980년대 IBM왓슨연구소를 박차고 나와 조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발돋움 시켜 ‘미스터 반도체’로 불렸고, ‘35세 상무’, ‘준(准)천재급 인재’라는 영예로운 타이틀도 얻었다. 2000년대 초에는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정보통신부 장관직을 맡아 ‘참여정부 최장수 장관’으로 봉직했다. 그 과정에서 스톡옵션 80억원어치를 포기한 일화는 잘 알려졌다. 삼성전자(60,900원 ▼ 600 -0.98%) 사장직을 내려놓고..

인물 2022.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