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1511

'천재' 문어의 비밀… 뇌에서 인간 유전자 발견

최근 7개국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 사람의 뇌에 존재하는 것과 비슷한 전이인자(transposons)가 문어 뇌에도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photo 뉴시스 문어는 '무척추동물계의 천재'라고 불릴 만큼 지능이 높다. 지금까지 300건 이상의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전문가들은 문어가 '지각이 있는 생물'이라고 결론 내렸다. 무척추동물임에도 불구하고 문어가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그 원인이 밝혀졌는데, 인간의 뇌와 같은 '움직이는 유전자'를 지녔기 때문이라는 게 그 답이다. 문어 뇌에도 '학습 DNA' 존재 문어는 보통 동물의 구조와는 너무 다르다. 동물은 대개 좌우 대칭형이지만 문어는 머리-발로 끝나는 방사형이다. 문어·오징어·낙지 등을 두족류라고 부르는 이유다. 또 특이..

과학 2022.07.15

인간이 바꾼 바퀴벌레의 연애…'3초만에 반응' 과격한 사랑법

ㄱ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아름다운 그 얼굴 라쿠카라차 라쿠카라차 희한하다 그 모습’ 멕시코 노래 ‘라쿠카라차(La cucaracha)’ 아시지요? 음악 교과서에도 실렸던 유명한 민요죠. 그런데 혹시 ‘라쿠카라차’가 스페인어로 바퀴벌레라는 걸 알고 계셨나요? 멕시코 민요 ‘라쿠카라차’는 바퀴벌레를 뜻한다. 바닥을 박박 기며 살지만, 생존력은 강한 멕시코 혁명기 여성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말이다. 여기서 바퀴벌레는 멕시코 혁명(1910~1920년) 당시 혁명군 남편을 따라나선 아내들이 스스로를 자조하듯 불렀던 말이라고 합니다. 온갖 고난 속에서도 살아남는 강인한 생존력을 강조한 것이죠. 이처럼 바퀴벌레는 한 마리 한 마리 놓고 봤을 땐 그리 강하지 않으나 ‘종’의 측면에선 엄청난 생명력을 가졌죠. 3억600..

과학 2022.07.09

[김대식의 메타버스 사피엔스] [1~7]

[1] 디지털 외로움과 전체주의 철학자 해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고향 독일의 민주주의 몰락과 나치당 집권, 그리고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대학살을 경험했다. 홀로코스트 기획을 담당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추후 목격하며, 아이히만 역시 너무나도 하찮고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악의 평범함’을 주장한 그녀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하나 남겼다. 바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전체주의는 인간의 외로움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말이었다. 왜 외로움이 전체주의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일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다른 동물보다 특별히 더 강하지도, 빠르지도 않기에 협업만이 인류 역사 대부분에서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남들과 함께 있으면 안전하지만, 홀로 남으면 위험하다! 여전히 우리 뇌 속 ..

과학 2022.07.05

평균 건강수명 73.1살…70대 되면 왜 갑자기 노쇠해질까

혈액 줄기세포 돌연변이 누적…세포 간 생산력 차이 극대화 2만~20만 세포 혈액생산…70살뒤 10~20개가 절반 도맡아 혈액구성 다양성 사라져 급속 노화…‘네이처’에 연구 실려 70대 이후 혈액세포의 다양성이 약해지며 급속히 노화가 진행된다. 픽사베이 노인학 연구자들은 노화를 자동차 연료저장탱크의 연료가 점차 줄어드는 것에 비유해 설명하곤 한다. 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면 자동차가 더는 가지 못하듯, 노화가 한계에 다다르면 삶도 멈추게 된다. 통계청의 2020년 생명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현재 83.5살이다. 남자가 80.5살, 여자가 86.5살로 남녀간 6년 차이가 난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3.1살로 10년 정도 짧다. 건강수명에서도 여자 74.7살, 남자 71.3살로 여자가 3.4년 더 길다...

과학 2022.06.28

100명 중 86명은 구멍이 점점 커진다…두뇌가 ‘착시’를 지시하는 이유

수많은 점이 찍힌 배경 가운데 커다란 검은 구멍이 놓여 있습니다. 가운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멍이 점점 확장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미지크게보기 검은 구멍이 점점 커지는 것처럼 느껴지는가? 사진 일본 리쓰메이칸대학교 느끼셨다시피 이는 착시 현상입니다. 사진은 완전히 정지해 있습니다. 우리 눈이 거짓말을 한 거죠. 정확히 말하면 우리의 ‘뇌’가 구멍이 커지는 것으로 인지한 것이죠. 구멍이 커지는 것처럼 안 보인다고요? 그것도 괜찮습니다. 이 ‘검은 구멍 착시’를 공동 연구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와 일본 리쓰메이칸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대상 50명 중 7명은 구멍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구멍을 보면 착시를 일으킬까요. 착시를 일으키면 우리에게 어떤 ..

과학 2022.06.25

내 얼굴 위에서 밤마다 짝짓기하는 '벌레'가 있다?

최근 모낭충이 사람과 공생하기 적합한 형태로 자신을 전환하고 있다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왔다./사진=연합뉴스 얼굴 위 털이 있는 구멍이면 어디든 들어가 있다가, 밤이 되면 기어나와 짝짓기하는 벌레가 있다. 바로 모낭충이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신생아들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이 다 감염돼 있다. 박멸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모낭충은 이미 사람 얼굴을 자기 집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모낭충이 사람과 공생하기 적합한 형태로 자신을 전환하고 있다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적정 개체 수 유지되면, 오히려 피부 건강에 좋아 모낭충은 모공 속에 사는 진드기 일종으로, 각질·호르몬·피지 등을 먹고 산다. 그래서 피지가 많은 이마, 코언저리 등에 많이 서식한다. 성충이 돼도 0.3~0.4mm정도로 매우 작아, 맨눈..

과학 2022.06.24

숨진 할머니가 동화책 읽어줬다…"섬뜩" 비판 '아마존 신기술'

아마존 알렉사. AP=연합뉴스 아마존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알렉사를 통해 사망한 가족의 목소리를 되살리는 기능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리마스' 콘퍼런스에서 1분 미만의 음성 샘플만 있으면 특정인 목소리를 그대로 복제해 흉내 낼 수 있는 기능을 공개했다. 물론 숨진 가족의 목소리까지도 재현해낼 수 있다. 아마존은 행사에서 이 기능의 시연 동영상을 공개했는데, 한 어린이가 알렉사를 향해 할머니 목소리로 오즈의 마법사 책을 읽어달라고 요청하자 알렉사는 할머니 음성으로 전환해 책을 읽었다. 로히트 프라사드 수석부사장은 알렉사에 공감이라는 인간적 속성을 더 부여했다며 "이런 속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과학 2022.06.24

육식동물 고양이가 풀 씹는 이유... “모기 쫓기 위해서다옹”

개다래 잎에 얼굴을 문지르는 고양이. 잎에서 방출되는 화합물이 모기를 쫓는 것으로 밝혀졌다./일 이와테대 육식동물인 고양이가 풀잎을 씹고 온몸에 문지르는 것은 모기를 퇴치하려는 행동으로 밝혀졌다. 고양이가 가만있을 때보다 달려들 때 식물 살충 성분이 더 많이 방출된다는 것이다. 일본 이와테대의 미야자키 마사오 교수 연구진은 지난 15일 ‘셀’의 자매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고양이가 개박하와 개다래 잎을 씹고 핥으면 모기와 파리, 바퀴벌레, 진드기 같은 해충을 물리치는 이리도이드 계열 유기화합물이 방출된다”고 밝혔다. 미야자키 교수 연구진은 지난해 고양이가 개박하나 개다래 잎에 머리를 문지르면 이리도이드 계열인 네페탈락톨이 몸에 달라붙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번에는 고양이가 왜 풀잎을 씹..

과학 2022.06.22

우리가 미래에 대해 아는 건 모른다는 것뿐이다

[한현우의 미세한 풍경] 그림=이철원 뇌에 임플란트를 심어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제어하는 기술의 임상 시험이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임플란트는 심장 혈관을 확장하는 기구인 스텐트처럼 가느다란 그물망 모양의 금속이다. 그물망 곳곳에 뇌 신경 신호를 기록할 수 있는 전극들이 붙어 있어 신경 신호를 가슴팍에 이식된 장치를 통해 컴퓨터로 전송한다고 한다. 이 기술의 궁극적 목표는 중증 신체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스마트폰 문자를 보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뇌 임플란트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일론 머스크의 꿈은 더 원대하다. 물건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사물인터넷을 넘어 인체를 인터넷에 연결시키는 것이 그의 회사 뉴럴링크(Neuralink)의 목표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인류 지능을 압..

과학 2022.06.21

“치매로 기억 사라져도 행복감 남아... 뇌는 우리 말 잘 듣는다”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기억의 뇌과학’의 신경과학자 리사 제노바 오늘 일 내일 거의 잊어… 인생 대부분은 망각 기억 잃어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기쁨으로 살아 ’인지적 비축분’ 풍부하면, 치매 있어도 정상 생활 기억력 손실 막는 최고 신약은 7~9시간 숙면 잊고싶은 기억, 노력하면 수정 삭제도 가능 '기억의 뇌과학'으로 인간의 기억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라지는가를 탐구한 리사 제노바(Lisa Genova). 전철 타고 신도림동 친구 집에 간다던 팔순의 아버지는 밤늦도록 경기도 어딘가를 배회했다. 애가 타서 전화할 때마다 다른 방향 전철을 갈아타고 점점 멀어져 갔다. 제발 택시를 타고 오라는 말도 통하지 않았다. 자정이 다 돼서 5시간 만에 기적처럼 돌아온 당신의 손을 붙잡고, 병원에 가서 MRI를 찍었다...

과학 2022.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