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세계 최우수기업가상 함디 울루카야 초바니 CEO

해암도 2013. 6. 10. 09:01

 

그리스식 요구르트로 1조기업 일궈
"터키 동포가 먹는 걸쭉한 요구르트 미국인 입맛 정복"

◆ 언스트 & 영 최우수기업가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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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트&영이 주최한 2013 올해 기업가상에서 `최우수기업가상` 대상을 수상한 함디 울루카야 미국 초바니 CEO(오른쪽)가 짐 털리 언스트&영 CEO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켄 레녹스>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제1의 고향 터키에,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미국에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서 열린 언스트&영 주최 `월드 최우수기업가상` 대상 수상의 영광은 미국 뉴욕을 강타한 요구르트 업체 초바니의 함디 울루카야 최고경영자(CEO)에게 돌아갔다.

울루카야 CEO는 영어도 제대로 못하던 가난한 터키 유학생 출신이다. 낙농업을 하던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22세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갔다. 하지만 지금은 연매출 10억달러, 미국 내 시장 점유율 1위 요구르트 기업을 설립한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이 됐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울루카야 CEO는 이날 47개국을 대표해 모나코에 모인 49명의 기업가 중에서도 `최고 기업가`로 뽑혔다.

울루카야 CEO는 이날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터키와 미국에 영광을 돌렸다. 특히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22세 터키인에게 기회를 준 곳이 바로 미국"이라며 "앞으로도 미국이 많은 사람들에게 나에게 준 것과 같은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초바니를 설립한 계기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였다. 미국에서 공부하던 아들을 찾아온 아버지가 미국식 요구르트를 먹고는 "이걸 요구르트라고 먹느냐"며 불만을 털어놓은 것. 평생 낙농업에 종사한 아버지에게 미국식 묽은 요구르트는 도저히 성에 차지 않았다. 터키 사람들은 거의 고체 상태에 가까운 걸쭉한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즐겨 먹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말에 울루카야 CEO는 `그래. 맛있는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만들자`고 결심하게 된다.

우선 그는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폐공장을 사들여 2005년 초바니를 창업했다. 요구르트 기계를 사들이고 공장에서 먹고 자며 그리스식 요구르트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에게 딱히 요구르트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첫 6개월은 오로지 고향에서 먹던 요구르트에 대한 그리움과 미적 감각만으로 닥치는 대로 요구르트를 만들었다. 울루카야 CEO가 "고향인 터키에서의 경험과 특유의 직감이 이 사업으로 나를 이끌었다"고 당시를 회고하는 것도 그래서다.

울루카야 CEO가 제대로 된 요구르트를 만드는 데는 12개월이 더 걸렸고, 드디어 2007년 초바니 브랜드를 론칭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요커들이 초바니에 열광했다. 그리스 요구르트 시장에서 초바니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5년 만에 매출은 10억달러(약 1조1120억원)로 뛰었다.

성공의 비결에 대해 울루카야 CEO는 "나와 내 가족이 맛있게 먹지 못하는 요구르트는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직하고 건강한 맛을 내세웠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뜻이다.

이날 울루카야 CEO는 기업가정신의 참뜻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즐길 수 있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면서도 이윤을 낼 수 있는 것, 매출을 얼마나 올릴지가 아니라 과연 세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누구나 꿈꿀 수 있고, 꿈꾸고 노력하면 가질 수 있어야 하며, 특별한 몇몇 계층이 아닌 모두의 것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개발도상국 젊은이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의 성공을 예로 들어 "미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IT나 소프트웨어가 능사가 아니다"면서 "어떤 분야에서든 자신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문을 찾는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으므로 기회가 왔을 때는 주저 없이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몬테카를로 = 박인혜 기자] 201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