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으면 장기능 개선”???
■ 비만전문가들 단식 찬반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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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한 단식은 운동선수도 쓰러뜨린다
단식은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졌다. 살을 뺀다며 마냥 굶는 건 예전 방식이다. 최근에는 ‘간헐적 단식’이 특히 인기다. 1주일에 한두 차례, 16∼24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하루 종일 1끼만 먹는 1일 1식, 물만 마시는 생수 단식 같은 방법도 있다.
무리한 단식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체조요정 손연재 선수(19)는 이달 초 심각한 컨디션 난조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리듬체조월드컵 대회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이를 두고 “단식을 방불케 하는 무리한 체중감량 때문에 탈이 났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손 선수의 지인은 “시즌 전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무리가 간 것 같다. 100g 단위로 체중을 조절하는 체조선수가 일반인보다 훨씬 적은 열량을 섭취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식사량 조절이 건강 악화의 원인임을 시사한다.
김 교수와 박 원장 두 사람 모두 체중감량을 위해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했다. 박 원장은 “현대인은 필요 이상의 열량을 섭취한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열량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위와 장이 가끔은 쉬어야 한다는 얘기.
반면 김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간헐적 단식이나 1일 1식 같은 요법은 의학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뜻.
박 원장은 “임상시험 근거는 부족하지만 동물실험에서 성장호르몬인자인 IGF-1이 줄어들어 노화를 방지하는 한편 인슐린 분비와 위,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 발터 롱고 교수팀의 동물실험에서 손상된 세포가 단식을 통한 IGF-1 감소로 복원되는 걸 증명한 데서 근거한 추정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굶기를 반복하다가는 결국 장기 기능 개선은커녕 온몸에 수분만 날리고 면역감소, 무기력증, 담석 등 질환에 걸릴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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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다이어트에 바람직한 식이요법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하루 3식을 유지하되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밥그릇에서 500Cal를 더는 방법. 한 끼에 2, 3숟가락 분량의 밥을 덜 먹고 반찬을 그만큼 줄이면 가능하다. 밥 7000Cal가 지방덩어리 약 1kg과 맞먹는 열량이니까 2주일간 하루에 500Cal씩만 적게 먹어도 1kg은 쉽게 뺀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원장은 “간헐적 단식이든 다른 단식법이든 건강한 사람만 시도해야 한다. 성별과 나이에 맞는 열량과 영양소를 섭취하되 일정한 간격으로 단식을 해야 체중감량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두 전문가는 식이요법 말고도 운동이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적당한 운동을 식이요법과 함께 하면 목표한 날짜보다 훨씬 빨리 목표 체중에 도달한다는 설명이다. 무리한 단식은 살을 못 빼고 건강만 잃는 ‘소탐대실’의 상황만 부르기 때문이다.
이철호 기자 동아 20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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