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 되려면 '짐싸기 파티' 하라
모든 짐 박스에 담고 일주일간 안 쓴 물건 미련없이 버려야
두 남자의 미니멀 라이프
조슈아 필즈 밀번, 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고빛샘 옮김|책읽는수요일|204쪽|1만2000원미국의 대형 통신회사에 다니던 젊은 임원 조슈아 밀번은 만 30세가 되던 2011년 3월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고급 자동차, 맞춤 양복, 명품시계 (…) 과시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곧 성공이라 믿었다.
하지만 막상 그것을 손에 넣었을 때 성공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직장을 그만둔 그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의 길을 택했다.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 물질만 소유하는 무소유의 삶이다. 직업도 글쓰기로 바꿨다.이 책은 밀번과 니커디머스 두 청년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과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서의 지위를 용기있게 버리고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삶의 참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검소한 생활을 통해 건강한 삶을 회복하자는 주장은 전에도 있었지만, 두 젊은이는 한 발 더 나아가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한다.
무엇을 버려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럼 '짐싸기 파티'를 해보라. 먼저 집안의 모든 짐을 상자에 담는다. 치솔과 주방용품처럼 매일 꺼내 쓰는 것도 예외가 없다. 그후 필요할 때마다 짐을 풀어 꺼내 쓴다. 일주일 동안 한번도 풀지 않은 상자 속에 든 물건은 미련없이 버린다.덜 벌고 덜 쓰면서 여유 시간은 늘었다. 두 사람은 이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했더니 삶에 기쁨이 찾아왔다고 썼다. '더미니멀리스트닷컴'(www.themin imalists.com)이란 사이트를 열어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 교류를 시작했다. 물건을 소유하기 위한 소비와 삶을 즐기기 위한 소비를 구분하라는 조언도 한다. 옷이나 신발, 전자제품 살 돈으로 친구와 영화를 보고 콘서트를 관람하라는 식이다.소유욕의 함정을 경계하고, 그 함정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유용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은 30대 미혼 청년이 극복하기 힘든 경험적 한계도 노출하고 있다. 저자들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소유욕을 완벽하게 충족시킬 방법은 없다는 것쯤은 많은 이가 안다.
직장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듯한 관점도 거슬린다. 직장을 통해 우리는 인내의 가치를 깨닫고 성취의 보람을 경험한다. 하다못해 가족 부양하느라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것에도 그 나름의 가치는 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삶에 희생과 책임감이라는 미덕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