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의 조창걸 명예회장이 수천억원 출연해 내년 3월 개교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시대… “10년 안에 세계 최고 대학 만들 수 있어” ⊙ 외국인 교수 채용공고 마감… 美英 명문대 박사 학위자 191명 지원 ⊙ 3학기제 운영… 2학년 2학기부터 해외에서 수업, 4학년 2학기 때 돌아와
廉載鎬 1955년생. 고려대 법과대학 행정학과 졸업. 미국 스탠퍼드대 정치학 박사, 연세대 명예교육학 박사, 와세다대 명예법학 박사 / 고려대 교수·총장 역임, 한국정책학회 회장,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 외교통상부 정책자문위원장 역임. 現 SK 이사회 의장
고려대 총장 시절인 지난 2018년 염재호(廉載鎬·67) 총장이 《개척하는 지성》(나남)이라는 책을 냈다. ‘21세기 뉴 노멀 사회의 도전’이 책의 부제다. ‘뉴 노멀(New Normal)’은 ‘새로운 질서’를 뜻한다. 흥미롭게도 그는 이 책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 건립된 싱귤래리티대(Singularity University)를 언급하며 세계적 혁신대학에 관심을 보였다. 싱귤래리티대학은 2008년 미국의 발명가 겸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이 NASA로부터 부지를, 구글로부터 자본을 제공받아 설립한 대학이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NASA Ames 연구센터 캠퍼스 내에 위치하고 있다. 염 총장은 책에서 ‘100명이 안 되는 대학 학생들이 입학하여 2050년쯤 나타나게 될 기술로 인한 인류의 폭발적 성장을 미리 준비하기 위해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비슷한 혁신대학인 미네르바대학, 올린공대, 이탈리아 베니스국제대학 등을 열거했다. 놀랍게도 염 총장은 한국산 온라인 혁신대학을 기치로 내년 3월 개교를 앞둔 태재대학의 초대 총장이 되었다. 우연일까 필연일까. 태재대학의 재단 이사장은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의 조창걸(趙昌杰·83) 명예회장이다. 조 회장은 이 대학을 위해 수천억원의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염 총장이 언젠가 책 개정판을 낸다면 태재대학 사례가 들어갈 수 있을까. 기자는 지난 6월 1일 염 총장을 만나 그가 꿈꾸는 혁신대학의 미래를 들었다. 다음은 태재대학 전임교원 초빙공고에 적힌 글이다. 이 대학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태재대학교는 국제분쟁의 지정학적 환경과 세계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여 설립되었다. 대학은 특히 동아시아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해 현명하게 이러한 도전을 탐색할 수 있는 미래 지도자를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태재대학은 인문사회융합학부, 자연과학학부, 데이터과학과 인공지능학부, 비즈니스혁신학부 총 4개 학부가 설치될 예정이다.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강의는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 학생 100명, 외국인 학생 100명 등 200명을 선발한다. 1~2학년 1학기까지는 다양한 교양 과목과 제2외국어를 포함한 언어 교육을 서울에 있는 기숙사 캠퍼스에서 진행한다. 2학년 여름방학부터 해외로 나가 4학년 1학기까지 미·중·러·일 4개국 주요 도시를 돌며 각종 프로젝트 수업을 받게 된다. 감히 세계적인 혁신대학을 꿈꾼다. 泰齋라는 말은…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한 태재대학 본부. 한샘드뷰 건물이다. 사진=태재대학 제공
― 우선 ‘태재(泰齋)’라는 대학 이름이 궁금합니다. 현재 태재대학 본부는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위치한 한샘의 R&D 기지로 알려진 한샘디자인센터연구소(DBEW·한샘드뷰)에 있다. “2005년에 연구소가 지어졌는데 ‘한샘드뷰’라고 불렀어요. 드뷰가 뭐냐. ‘Design Beyond East & West’의 첫 글자로, 한샘이 추구하는 디자인 경영의 키워드입니다. 동서양을 넘어 조화롭게 하자는 뜻이죠. 이 연구소 건물은 전통 한옥 바탕의 서양식 유리 건물입니다. 태재대학 설립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바로 이런 거거든요. 태재의 클 ‘태(泰)’도 어원은 음과 양, 서양과 동양이 최고의 조화를 이루는 ‘그레이트 하모니(Great Harmony)’입니다. 재는 집 재(齋)고요. 지금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고 있잖아요? 서로가 서로를 너무 몰라 양국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뤄나갈 인재가 필요하다고 조창걸 회장님이 느끼셨다고 해요.” ― 동서양을 잇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군요. “21세기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으면 큰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그 피해가 한반도에 미치게 됩니다. 동서양 시스템을 이해해 세계를 경영하고, 미래를 경영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게 조 회장님의 뜻입니다.” ― 혁신대학이라는 고등교육을 통해 말이지요? “그렇죠. 하버드나 스탠퍼드처럼 좋은 오프라인 대학을 만드는 것은 100년 가도 쉬운 일이 아닌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의 혁명이 일어나면서 우리가 아이디어만 잘 짜면 한 10년 안에 세계 최고의 대학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 것이죠. 디지털 사회로 들어온 지난 10여 년의 변화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죠. 세계 1위 기업이었던 GM이나 Exxon을 제치고, 구글, 아마존, 애플 등이 세계 1위 기업으로 등장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인 공유자동차 우버가 생긴 지 8년 만에 기업가치가 1만4000배 증가해 삼성의 기업가치를 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최고 부자가 카카오 의장인 김범수 의장이 될 정도로 디지털로 인한 사회변화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설립자 조창걸 회장은 누구?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태재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수천억원의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일보DB
― 대학 설립 준비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조 회장님이 새로운 혁신대학, 대안대학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작년 1월 25일 대학 설립 준비모임을 가졌고 꼭 1년 만인 올 1월 24일 교육부로부터 허가를 받았어요. 그러니까 계획 승인을 받은 것이죠. 온라인 대학이 설립 계획 승인을 받은 것은 11년 만에 처음이라고 해요. 수도권 정비계획법에 따라 오프라인 대학은 수도권에 아예 설립할 수 없어요. 게다가 있던 대학도 점점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또 태재대학처럼, 신설 학교법인이 대학을 설립하겠다고 교육부 인가를 받은 경우는 20년 만에 처음이라 합니다.” 계속된 염 총장의 말이다. “기존 사이버대처럼 똑같은 온라인 교육을 하겠다면 교육부가 허가를 안 내줬을 텐데 미래형으로, 온라인으로 하는 초일류 하이브리드 교육을 한다고 하니 교육부가 ‘한번 해봐라’고 한 것이죠. 우리가 어려운 작업을 해낸 거예요. 그것도 1년 만에. 하하하.”
태재대학을 설립한 조창걸 회장은 1939년 평양 출생으로 서른한 살 때인 1970년 200만원으로 창업해 한샘을 굴지의 인테리어 기업으로 키웠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2조675억원. 알려진 바로는, 매일 새벽 2시쯤 깨서 4시40분에 출근하고 오후 8시면 잠자리에 드는 습관으로 유명하다. ― 새로운 혁신대학을 꿈꾸는 조창걸 회장은 어떤 분인지 궁금하네요. “은둔의 경영자시고 좀 특이하신 면이 많이 알려져 있잖아요. 새벽에 일어나셔서 오전 5시에 출근하시고…. 비서들은 4시 반까지 나와야 하고, 저희도 오전 7시에 회의를 합니다. 그 회의는 조찬 모임이 아닙니다. 저도 패턴을 많이 바꾸었어요. 대개 공부하는 사람들이 야행성이잖아요.(웃음) 조 회장님이 새벽형이 된 데는 이유가 있다고 해요. 그분이 건축을 전공하셨는데 건축현장에서는 감독관이 작업자들보다 일찍 나와서 하루 일과를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일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새벽 출근이 몸에 배었다고 하더군요.” ‘가르치는’ 교수가 아니라 협력자를 원해
염재호 태재대 초대 총장. 지난 2019년 서울 광화문 《조선일보》 본사를 방문했을 때의 모습이다. 염 총장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를 거쳐 2015~2019년까지 총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출석을 부르지 않고 상대평가와 시험감독을 없애는 ‘3무(無) 정책’을 시행해 관심을 받았다. 사진=조선일보DB
― 그런데 대학본부가 서울이지요? 온라인 대학이라면 사실 어디에 위치해도 상관이 없는데…. “일단 베이스캠프는 서울이지만, 캠퍼스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 학년에 한국 학생 100명, 외국 학생 10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인데 외국인은 미·중·일·러에서 20명 정도씩 뽑고 나머지 20명은 동남아나 유럽 등에서 뽑을 생각이에요. 꼭 정해진 건 아니고 기본 틀이 그렇고요, 내년 3월 개교를 위해 한국 학생과 외국인들을 현재 같이 선발하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성적순으로 학생을 뽑는 것이 아니라서 입학처가 아니라 ‘인재발굴센터’가 전국과 전 세계에서 인재를 발굴할 겁니다. 미래를 경영하고 세계를 경영할 자질이 있는 인재, 사교육을 받아 기계적으로 학업 능력을 키워온 학생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인재를 발굴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학기가 세계적인 기준과 달라서 외국 학생들은 9월에 들어와서 내년 3월까지 다양한 한국문화, 한국어 등 기초과정을 무료로 배운 후 한국 학생들과 같이 수업을 받게 됩니다.” ― 교수들은 어떻게 뽑나요. 태재대학의 전임교원 초빙공고를 보니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인문사회과학 또는 교양교육 전공 분야의 박사 학위 소지자 / 학부교육 경력자(성공적인 학부교육 경험 제시) / 학부 공동학습지도(Co-Curricular Advisement) 경력자 / 고등교육 및 교수학습 혁신에 열정이 있는 자 / 영어강의 가능자〉 염 총장의 말이다. “저희가 원하는 교수는 ‘가르치는’ 교수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하나…. 퍼슬리테이터(Facilitator)?” 퍼슬리테이터는 관리자, 혹은 촉진자로 번역할 수 있다.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돕고 능동적으로 최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이를 말한다. 지시하는 자가 아닌 ‘조력자’ 내지 ‘협력자’를 뜻한다. “태재대학의 수업은 교수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학습(Active Learning)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을 내재하도록 교육방법을 바꾸었어요. 따라서 수업시간에 교수가 ‘강의’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 학생들은 어떻게 수업에 임하나요. “학생들은 대학원 세미나처럼 수업 전에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숙제를 미리 내줍니다. 또 과목마다 일주일에 영어로 한 1000자 정도의 에세이를 써야 되고, 그러면 교수가 일일이 체크해서 돌려주고요. 그다음에 순전히 토론만으로 일주일에 90분 동안 수업이 두 번씩 진행되죠.” 태재대학은 지난 7월 말 외국인 교수 채용공고를 마감했는데 미국과 영국 명문대학 박사 학위자들이 대거 몰렸다고 한다. 하버드, 스탠퍼드를 비롯하여 예일, 프린스턴, U.Penn, 컬럼비아, 옥스퍼드, 캠브리지 출신의 박사 등 현재까지 총 191명이 지원했다. 현재 1학년 과정인 혁신기초학부(Innovation Foundation Faculty)의 학부장으로는 미네르바대학의 교육과정을 코슬린 교수와 같이 설계하고 파운드리 칼리지(Foundry College) 학장을 역임한 엘리자베스 캘러핸(Elizabeth Callaghan) 교수를 초빙했다. 캘러핸 학부장은 혁신기초학부의 교육과정과 교수 선발 등의 책임을 맡게 된다.
생각의 습관을 바꾸는 6가지 기본역량 교육 ― 외국인 교수는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니 한국에 안 와도 되겠네요. “안 와도 되고요, 마음대로입니다. 미래형 글로벌 대학인 만큼 거주 의무가 없기 때문에 전 세계 어디서든 가르칠 수 있어요. 대신 교수들은 매주 온라인상에서 함께 모여 학생들의 강의를 평가하고 강의 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토론을 합니다. ‘교육혁신원’에서 학생들의 모든 강의를 녹화하여 분석한 자료를 교수들이 보고 다음 시간, 다음 학기에 개선할 방향을 논의하게 됩니다.” ― 1학년 과정은 교양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1학년 때부터 생각의 습관을 완전히 바꾸는 수업을 합니다. 특히 6가지 기본역량에 주목해 수업을 설계하려 해요.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외국어, 수학, 물리 등 기초과학, 역사, 철학 등 인문학 과목을 교양 과목이라고 가르치는데, 태재대학에서는 인간이 사회에서 활동하는 데 필요한 기본역량(Human Skill)을 체계적으로 습관화할 수 있도록 혁신기초 과정이 구성되어 있어요. 글로벌 지도역량, 다양성과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 창의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상호협동 능력 등 리더에게 필요한 핵심적 역량을 습관적으로 내재할 수 있도록 철저히 교육시킬 계획입니다.” 염 총장은 “대학 학부에서는 전공을 가르쳐선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이제 전공은 대학원에서 배우고 학부에서는 20세기에 만들어진 전공 과목보다는 전공 공부는 좀 부족하더라도 전공을 잘 습득할 수 있는 기초체력, 즉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수업 방법도 강의가 아니에요. 대학은 원래 대화법에서 시작됐어요. 플라톤은 스승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바탕으로 지식을 습득했지요. 그리고 아카데미아를 세우고 제자들을 가르칠 때 대화법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전수했죠.” 3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고려대 총장 시절인 2017년 5월 염재호 총장이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와 고려대 ‘파이빌(π-ville)’에서 대담하고 있다. 사진=조선일보DB
염 총장은 “20세기 대형화된 강의실에서 전공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수하는 학습 방법에서 다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으로 대학의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 ‘연구중심’ 대학들을 보면 학부 과정은 거의 방목(放牧)을 합니다. 또 학부 전공이라는 게 지금은 의미가 옅어졌어요. “그렇습니다. 지식이 축적되기 전인 20세기엔 학부 지식만으로 (대학 졸업 후) 30년을 써먹고, 예순이 되어 은퇴했어요. 그러나 지금은 100세 시대입니다. 삼성 같은 기업에선 최소 박사, 포닥(박사 후 과정)까지 마쳐야 전문지식을 배웠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태재’는 학부 교육을 완전히 바꿔서 1학년 때는 혁신기초과목을 중심으로 철저히 기본역량을 훈련시키고 2학년 1학기에는 모국어와 영어(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를 제외한 두 개의 제2외국어, 그리고 파이선 같은 컴퓨터 언어를 포함해 3개 언어를 중급 이상의 수준으로 마스터하게 할 계획입니다. 그 바탕 위에 2학년 2학기부터는 해외에 나가 또 새로운 경험을 쌓고요.” ― 해외 연수는 어떤 식으로 진행될까요. “예컨대 미국 대학은 석 달간의 여름방학 동안 기숙사가 비거든요. 지금 2학년 여름학기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기숙형 대학 수업을 할 예정입니다. 1학년 여름방학에는 스탠퍼드 D-School 같은 곳에서 디자인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인데 그렇게 되면 자연히 실리콘밸리라는 곳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겠지요. 2학년 여름방학 동안 워싱턴 D.C의 대학에서 기숙형 수업을 받고 가을학기에 학생 4~5명씩 팀을 짜서 지난 250년 만에 미국이 세계 1위의 국가로 도약하게 된 원동력을 탐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 건국 초기의 개척정신의 발상지인 보스턴, 필라델피아, 뉴욕 등을 방문하여 ‘캡스톤 디자인(Capstone Design)’ 프로젝트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캡스톤 디자인이란 창의적 종합설계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졸업 논문 대신 학생들이 현장에서 기획부터 제작까지 일련의 과정을 직접 수행해 문제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다.
2학년 2학기부터 해외에서 수업
2017년 11월 16일 염재호 고려대 총장이 서울 연세대 백양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염 총장은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고생한 만큼 지금까지의 굴레에서 벗어났으면 한다”며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다음 단계로 발을 내디디라”고 했다. 사진=조선일보DB
― 해외 현지에서는 어떤 공부를 합니까. “어떤 프로젝트나 주제를 줘서 매주 리포트를 쓰면서 2~3개 강의를 듣게 할 계획입니다. 현지 생활을 잘 하는지 철저하게 모니터링을 할 겁니다. 그런 식으로 미국에서의 생활이 끝나면 그다음에 일본 도쿄에 갔다가 교토나 오사카를 돌아다니게 하는 식으로 구상하고 있어요. 다만 일본을 먼저 갈지, 중국을 먼저 갈지 아직 결정된 것은 없어요. 여름방학 기간을 한 학기로 본다면 1년 3학기제(3~6월 초, 6월 중순~8월 말, 9~12월 중순)로 운영한다고 보면 됩니다.” ― 그럼 ‘태재’ 학생들은 방학이 없나요? “방학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방학보다도 미국식으로 ‘브레이크’ 기간을 한두 주 정도 줄 가능성이 많고…. 겨울학기가 방학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겨울방학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어요. 왜냐하면 조 회장님이 욕심이 또 많으셔서 미·중·러·일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더 많은 해외 경험을 쌓길 원하고 계세요.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세계 문명사를 알아야 되기 때문에 로마나 그리스 문명, 르네상스가 시작된 피렌체, 베니스, 유럽이 이슬람과 만난 이스탄불이나 이집트 같은 곳에 가서 세계 문명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했는지 체험해야 된다는 생각이시죠.” ― 학비는 어떻습니까. “학비는 고민을 좀 했는데요, 태재대학의 설립 취지가 등록금으로 운영하는 학교가 아니라 인재 육성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학생 부담을 최소한으로 책정했습니다. 일단은 오프라인 대학의 등록금을 넘지 않는다는 기준으로 1년에 9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1년에 4번 정도 나눠 내되 외국인 학생들은 1만5000달러로 차등을 두려 합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까 우선 외고나 특목고 학생들이 솔깃해할 것 같아요. “관심을 가진 특목고 학부모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지방에 있는 일반고 원석(原石)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또 비인가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 해외 주재원 부모를 따라갔다가 귀국한 학생들도 주위에 많거든요. 인재풀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스카이 대학(서울·고려·연세대)’ 다니다 도전하겠다고 오는 학생들도 있을 테고….” ― ‘스카이’ 다니다가 학사 편입하는 경우도 있겠네요. “물론 도전적이고 우수한 대학 재학생들이 지원하는 것도 환영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편입제도는 없습니다. 1학년부터 완벽하게 태재대학 교육 시스템에 따라 인재를 육성하기 때문에 편입을 하더라도 1학년부터 무조건 다녀야 해요.” ― 4년을 배워 ‘태재’를 졸업하면 학생들은 어느 쪽으로 진로를 정할까요. “졸업생 커리어를 5개 정도 생각하고 있어요. 하나는 삼성이나 구글,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또 하나는 차별화된 스타트업 쪽으로 진출할 수도 있을 거고요. 그다음에 세계 최우수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는 경우, 또 하나는 유엔이나 월드뱅크 같은 곳에 도전하는 학생도 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싱크탱크나 NGO 쪽으로 진로를 찾는 경우도 예상할 수 있죠. 5개 분야로 나눠서 각각의 진로에 맞게 지원할 겁니다. 현재 대학 내 ‘리더십과 경력개발원(Leadership & Career Development Institute)’에서 학생들의 경력 개발을 위한 지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1학년부터 모든 학생을 일대일 코칭, 경력개발지도, 심리상담 등 약 10여 명의 석·박사급 전문인력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상담할 계획입니다.” ― 장학 제도는요? “일단 국내 학생들은 모두 국가장학금을 우선 신청하도록 할 겁니다. 소득 수준 1~10분위 가운데 하위 5분위까지는 국가장학금에서 모자라는 부분까지 완벽하게 장학금을 지원해 전액 장학생이 되도록 구상하고 있어요.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들까지 장학금을 줄 생각은 없어요. 하위 5분위까지의 학생들에게는 등록금뿐 아니라 기숙사비도 전액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학생들이 해외에서 수업받을 때 해외 항공료와 생활비도 5분위까지는 다 지원할 계획입니다.” 한 학기에 두 개의 제2외국어 학습 가능할까
지난 1988년 염재호 총장의 스탠퍼드 정치학과 박사 학위 졸업식 모습이다
― 국영수 입시 공부에 익숙한 고교생들이 ‘태재’의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1년 만에 2개 외국어에다 컴퓨터 언어까지 마스터할 수 있을지…. “중급 수준(Intermediate Level)까지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교환교수로 6개월간 베이징에 갔었는데 6개월 안에 90분씩 강의하는 학원 두 곳을 다니며 책 6권을 뗐거든요. 제가 스탠퍼드대학원을 다닐 때 일본 산업 정책을 전공했어요. 미국에서 일본을 발견하고, 일본어를 배웠지요. 여름방학 때 8주 집중강의 코스로 배우기 시작해 여름방학 8주 코스 두 번과 정규학기 12주 코스 두 번으로 4학년 고급 과정 일본어를 마스터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을 제외하고 일본, 중국, 러시아를 가는데 최소한 기초적인 언어를 습득하고 가면 그 나라에 가서 빠르게 언어를 배울 수 있어요. 6개월 정도의 사전 언어 훈련을 하고 가면 1년 정도에 빠르게 언어를 습득할 수 있습니다. 젊은 학생들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 저는 덜컥 겁부터 나는데요? “그래서 과감히 도전할 사람만 오라는 거죠. 저희는 유격훈련 하듯 교육시킬 거예요. 학교 설립을 준비하면서 조창걸 회장님이 ‘탈피오트’에 관한 책을 주셨어요.” 이스라엘의 엘리트 군사교육 시스템을 ‘탈피오트’라고 한다. 고교 졸업생 중 상위 5%의 지성, 창의력, 집중력, 인성을 가진 인재를 발굴해 수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을 히브리대학 안에서 교육한다. 물론 낙하산 훈련을 비롯한 군사훈련과 군사공학 교육도 철저하게 받는다. “3년 만에 히브리대를 졸업한 뒤 7년 동안 군 복무를 하는데 이들이 복무 중 이스라엘의 군사 레이더 시스템이나 첨단무기 등을 다 개발했다고 해요. 게다가 제대 후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자율주행차니 뭐니 하는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도 운영하고요.” 유격훈련 하듯 ‘탈피오트’처럼!
고려대 조교 시절의 젊은 염재호. 과학기술 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 ‘탈피오트’처럼 공부하면 ‘태재’ 학생들은 언제 놉니까. “대학에 들어가면 좀 여유 있게 낭만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계 초일류의 지도자가 되려면 그런 생각부터 바꿔야 해요.” ― 태재대학에 진학하려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첫째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요, 지금도 저는 한 달에 책 20권은 사거든요. 우리는 공부를 노동으로 생각하는데 공부는 호기심이에요.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요. ‘스타벅스 세 잔 값이면 정말 머리 좋고 책 많이 읽고 공부 많이 한 사람이 1년 정도 걸려서 쓴 책을 살 수 있다’고요. 책을 다 보지 않아도 돼요. 대충 보더라도 ‘왜 이 사람은 이런 고민을 가지고 이런 책을 썼을까를 고민해보라’고 권해요. 둘째는 케네디 대통령 집안이 그랬다고 하잖아요. 식탁에 앉아 계속 떠들게 했다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질문을 잘 안 하는데 자기 질문이 있어야 해요. 한 외고 학부모가 찾아와서 ‘뭘 준비하면 되냐’고 묻기에 ‘아무것도 시키지 마세요. 스스로 질문을 많이 생각하게 하세요’라고 했어요. 부모가 이처럼 간섭하고 자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식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어요.” ― 혹시나 태재대학 진학을 위한 학원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렇게는 안 될 겁니다. 준비해야 할 범위가 워낙 넓으니까…. 입학 전형을 좁은 범위에서 한다면 연습을 시키면 되겠지만 태재의 전형을 따라올 수는 없을 겁니다.” 태재의 전형은 3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류전형을 통해 5배수의 면접대상자를 선발하고 1단계는 태재대학에서 경험하게 될 토론식 수업형 면접, 2단계는 인성과 적성 면접, 3단계는 심층 면접이다. 1단계의 토론식 수업형 면접은 태재대학이 고안한 능동형 면접 방식(Active Interview Method)으로서 약 12명의 학생이 주어진 주제에 대해 90분간 토론 수업을 한다. 면접은 태재대학의 수업과 같이 면접관인 교수가 학생들과 토론을 하며 이끌어가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 면접수업은 모두 녹화해 수업이 끝난 뒤 면접관들이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태재형 인재로 잠재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고르게 된다. 5배수로 심층 인터뷰 대상자 선발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시절의 염재호.(오른쪽)
― 몇 배수로 심층 인터뷰 대상자를 선발하나요. “5배수 정도로 뽑으려고 그래요. 그러니까 500명 정도 뽑아서 100명 선발하는 것이죠. 1단계는 서류전형인데 고교 시절 자기 업적이나 성적을 보고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겁니다. 교사들의 평가도 참고하고.” ― 추천서를 받아요? “추천을 받으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확정적이지는 않아요. 현재 오프라인 대학에서는 추천서를 못 쓰게 하거든요. 저희는 온라인 대학이니까 조금 다르긴 한데, 교장 선생님이 ‘정말 이 아이는 보석’이라는 추천을 왜 못 하게 막나요?” ― 추천은 교장 선생님만 가능한가요. “아직 정해진 건 없는데 미국은 대학교수를 뽑을 때 추천서를 쓰지 않고 추천인의 전화번호를 기재해요. 궁금하면 추천인에게 물어보게요. ‘이 사람을 잘 아느냐?’ ‘어떤 능력이 있고 뭘 잘하느냐’ 등등을 물어볼 수 있으니까요. 2단계는 인성하고 적성 검사인데….” ― MBTI 같은 성격테스트를 보나요. “현재 리더십-경력개발원과 인재발굴센터에서 심리학 전공 교수님들께 의뢰하여 태재만의 인성·적성 테스트를 준비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교수님들이 지원 학생의 인성과 적성이 지도자로서 충분한지 면접을 하게 됩니다. 조창걸 이사장님도 ‘인·적성은 나쁜데 공부만 잘하는 애들은 오히려 사회에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계세요. 인·적성 면접 다음 3차 면접은 비전과 도전정신 등을 평가하는 면접이 됩니다. ‘태재대학 교육과정의 훈련을 견디겠습니다’, 그리고 ‘나의 비전은 뭡니다’ ‘꿈은 뭡니다’ ‘삶의 목표는 뭡니다’ 이런 얘기를 쭉 듣다 보면 좋은 학생들이 걸러지지 않을까요?” “인·적성은 나쁜데 공부만 잘하면 사회에 더 해로워”(조창걸) ― 말씀을 들어보니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은 ‘태재’에 지원하기 어렵겠는데요? “그렇죠. 저는 수능 잘 보는 애들을 뽑을 생각이 없고요, 예외적으로 전교 1등을 했다고 하면 고려 대상은 되겠지만 수능 성적만 갖고 뽑을 생각은 전혀 없어요. 저는 수능이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 예비고사처럼 최저 학력만 보면 된다고 생각하죠. 그래도 학생들은 ‘태재’ 전형을 준비하겠죠. 그러면 우리는 계속해서 사교육에서 훈련시킬 수 없는 새로운 평가 방법을 개발하면 됩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혁신을 이루고 인재 육성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는 것이 태재의 비전인데 사교육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일 년 내내 많은 투자를 하여 새로운 인재 발굴 방법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겁니다.” ― 예를 들면…. “예컨대, 산업혁명 이후 자연과학이 발달해서 과학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과학이 절대적 진리라고 생각을 해서 이후 제국주의가 탄생하게 됐어요. 미개한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를 절대적 과학적 진리를 갖고 있는 유럽이 가르쳐주겠다는 식이었죠. 하지만 20세기에 히틀러가 나오고 나치 이후 오스트리아 학파라고 불리는 이들이 등장해 정치에서 절대적 가치를 배제하고 ‘자유’를 얘기하면서 이렇게 말해요. ‘과학은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지 그게 과학이다. 항상 맞는 거는 종교뿐’이라고. ‘과학은 오류 가능성을 품고 시작을 해야 된다’고요. 인류의 성장은 도전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이뤄지죠.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서로 토론을 시킬 수 있겠죠. ‘과학적 진리와 제국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얘기해보라’고. 혹은 ‘너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진리라고 생각하느냐’고.
― ‘태재’처럼 인재를 바로 보는 상, 학생들을 선발하는 방식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모르죠. 그런데 앞으로 10년쯤 후엔 어떤 선택이 맞을까요? 어렸을 때 그렇게 무턱대고 많은 지식을 욱여넣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요? 시험 테크닉이 좋은 학생이 좋은 인재일까요? 여기에 대한 해답은 10년 뒤에 나타나지 않을까요? 저는 우리나라 교육이 이대로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공감합니다. ‘스카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는 사회가 올까요. “옛날엔 스카이 대학을 나오면 여러 면에서 유효했어요. 제가 고려대 법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는데 50명 입학생 중 23명이 고시에 합격했거든요. 그러니 고시 안 본 동기생들도 어디에 입사원서를 내도 대기업에서 뽑아주었죠. 네트워크가 좋잖아요. 근데 지금은 점점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없고, 또 받아주지도 않아요. 그렇기에 점점 스카이 졸업생이라는 것만으로는 용도가 떨어지고 있어요.” ― 과거 진보 정권 핵심들이 외고를 없애겠다, 서울대를 없애겠다고 해도 오히려 학벌사회가 고착화되었어요. “언젠가는 학벌사회가 붕괴될 거라 생각합니다. 19세기 말 지식인들이 양반사회가 절대로 붕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사회가 변하는데 학벌사회를 고수하는 이들은 19세기 말 근대화를 거부하는 유생(儒生)들과 다름없어요.” 학벌사회 무너진다
― 다만, 이제 스카이 총장 출신이 이런 말씀을 하시니…. “그러니까 제가 이런 얘기를 더 하는 거지요. 고대 총장이었으니까. 제가 연세대 특강 가서 학생들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말 듣지 마라’고. ‘너희 인생은 지금 나이보다 6배를 더 살 텐데 20세기 DNA로 살면 절대 안 된다. 몇 번씩 직업을 바꿀 수도 있고, 사회가 다 바뀐다’고요. 또 ‘이제 유람선으론 안 된다. 너네가 직접 요트를 만들어 타고 가야 한다’고요. 물론 시대라는 게 갑자기 안 변하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저는 분명히 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사장단 CEO 절반이 스카이나 카이스트 출신이 아니거든요. 지방대학 출신도 많습니다. 리더가 되는데 지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과 조직관리 능력입니다. ‘나는 양반인데 쟤는 특출한 애라서’ ‘쟤는 상민 계급이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식의 사고는 깨질 겁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전 세계를 무대로 살 텐데, 왜 스카이대학 같은 우물 안에만 목숨을 걸어야 하나요?” ― 우리 사회가 점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요.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어지고 있다는 하소연도 들리고요. 서울과 지방,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의 학력차가 커지고 있어요. 그래도 변화가 올까요. “그러니까 리더들이나 깨어 있는 사람들이 대안을 제시해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 태재의 인재상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세계를 바꾸고 미래를 바꿀 만한 인재! 따라가는 인재가 아니라…. 제가 고려대 총장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어요. 영어 문구인데 ‘Be a voice, not an echo.’(네 목소리를 내라, 메아리가 되지 말고.)” ― 멋있네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