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 올해 말 금융위기 진입…'잃어버린 20년' 불가피

해암도 2019. 2. 20. 13:08

미래학자 최윤식·최현식,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서 예측

"10~15년 내 최대 80% 시장점유율 잃을수도…핵보유국 北 목표는 주한미군 비핵화"

  우리나라가 올해 말부터 금융 위기 국면에 진입하기 시작하는 동시에 산업 경쟁력까지 크게 떨어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을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래학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연구소 소장은 같은 연구소 최현식 부소장과 함께 펴낸 신간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를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이들은 책에서 "한국의 금융 위기는 피할 수 없다"면서 "2019년 말 위기 국면 진입을 시작"한다고 예측했다.


다만 다가올 금융 위기는 대규모 부실 채권이 외채 위기로 전이된 1997년과는 달리 가계 영역의 막대한 부채가 금융권에 위기를 유발하는 구조라고 한다. 따라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는 위기로까지 악화할 가능성은 작다. 위기 시작부터 수습까지 걸리는 기간은 5년 안이 될 공산이 크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예측기관이 우려하는 대로 금융 위기와 함께 산업 경쟁력 상실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IMF 외환 위기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끈 주력 산업들이 강력한 추격자를 만나 약한 산업부터 시장 1위 지위를 내주는 글로벌 경쟁력 상실 1단계를 이미 지난 5년간 거쳤으며, 이제 2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저자들은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2단계는 거의 모든 주력 사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상실하는 단계로 10~15년 안에 시장의 최대 80%까지 점유율을 잃는 단계를 뜻한다.


현재 베네수엘라, 터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이집트 등 신흥국들이 맞은 위기는 한국 금융 위기의 전조이며, 남아공, 브라질, 이탈리아, 러시아 등도 금융 위기가 발발할 수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특히 저자는 금융 위기를 실제 겪는다면 ▲ 좀비 기업과 자영업자 절반 파산 ▲ 중산층 붕괴 가속화 ▲ 외국 자본 이탈 ▲ 기준금리 5% 시대 도래 ▲ 코스피 1천 붕괴 ▲ 부동산 정상화(버블 붕괴) 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앞으로 5년 한국의 미래 시나리오

앞으로 위기 예방과 극복을 위해 가장 주시해야 할 정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중요하다.


저자는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예상보다 크게 약했던 미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전망한다. 요충지인 플로리다와 러스트벨트를 트럼프가 차기 대선에서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대패하고도 재선에 성공했으며, 지지율이 비슷했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여유 있게 재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하원에 출마한 정치 신인 중 31명을 '자기 사람'으로 심었고,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도 지지층에만 집중하는 선거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고 저자는 예상했다.


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금융 위기에 놓인 중국을 더 압박하면서 피해를 키우는 전략을 쓸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지역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산 제품 수출을 늘리며 중국의 대북한 경제 지원 축소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이득을 본다.

북한의 경우 핵보유국으로 미국과 '핵 군축' 협상을 시도할 것이며 최종 목표는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주한 미군 비핵화'라고 저자는 지적했다.


지식노마드. 492쪽. 2만5천원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송고시간 | 2019-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