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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S, 최고의 범용 블록체인으로 자리 잡을 것” - 이안 그릭

해암도 2018. 9. 25. 17:18

 

"이오스(EOS)는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의 범용 블록체인(leading general purpose blockchain for business)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버넌스(governance, 의사 결정 구조)와 확장성(Scalability), 처리 속도의 우수성 때문이죠."

이안 그릭(Ian Grigg) 전 블록원(Block.one) 파트너는 20일 "EOS의 이런 특성이 기업가들의 요구를 충족하리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20일 열린 ‘스마트클라우드쇼 2018’ 기조강연차 방한한 이안 그릭은 이날 인터뷰에서 시종일관 EOS와 ‘통제형 블록체인(governed blockchain)’의 강점을 설파했다. 블록체인이 일반적인 비즈니스에 널리 사용되려면 효율성과 일정 수준의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안 그릭 전 블록원 파트너가 20일 EOS와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이안 그릭 전 블록원 파트너가 20일 EOS와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시가총액 5위 암호화폐이자 ‘3세대 블록체인’으로 불리는 EOS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다른 주요 블록체인과 달리 ‘위임지분증명(DPoS, Delegated Proof-of-Stake)’이라는 독특한 방식의 합의 체계를 가지고 있다. 투표로 선출된 21개 블록생성자(BP, Block Producer)가 대표로 블록체인 거래 유효성을 검증해 블록을 생성하는 방식이다. 21개 BP만 의사 결정에 관여하기 때문에 중앙화된(Centralized) 블록체인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거래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1995년부터 금융암호학 분야에서 활동해온 이안 그릭은 법적 계약을 디지털화하는 ‘리카디언 컨트랙트(Ricardian Contract)’, ‘삼식부기(Triple Entry Accounting)’ 등 블록체인 관련 핵심 기술을 고안했다. 블록체인 개발업체 R3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NP파리바 등 세계 200여 은행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블록체인 플랫폼 ‘코르다(Corda)’의 기술 설계를 주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티엘이 투자한 EOS 개발 업체 블록원에서 파트너로 활동했다. 최근엔 비트코인 재단 회장이자 블록원 파트너를 지낸 브록 피어스(Brock Pierce), 토마스 콕스(Thomas Cox) 전 블록원 부사장 등이 활동하고 있는 비영리 조직 ‘EOS 얼라이언스’로 자리를 옮겨 EOS 커뮤니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안 그릭 전 파트너는 "거버넌스면에서 이더리움이 EOS를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오(DAO, 탈중앙화된 자율조직) 해킹 사건 이후로 이더리움은 계속 이런 움직임을 보여 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EOS는 통제형 블록체인으로서 잘 동작하고 있다"며 "EOS는 미래의 블록체인이 될 것이고 많은 이들이 이런 추세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통제형 블록체인의 핵심은 ‘문제 해결 주체의 유무’에 있다. 블록체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빠르게 이를 해결할 누군가가 필요한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완전히 분산된 시스템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다. 결과적으로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주장이다. 그가 언급한 다오 해킹은 2016년에 발생한 사건으로, 다오 컨트랙트의 취약점을 이용해 약 360만개의 이더리움이 도난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안 그릭 전 블록원 파트너가 20일 EOS와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이안 그릭 전 블록원 파트너가 20일 EOS와 블록체인 산업의 미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비즈DB
비트코인에 관한 견해도 부정적이었다. 비트코인 코어 체인의 확장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확장성은 단위 시간당 얼마나 많은 정보 교환 작업(transaction)을 처리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비트코인은 초당 7건으로 비자카드(2만4000건), EOS(3000건)보다 현저히 낮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코어 진영에선 블록체인 위에 페이먼트 프로토콜을 하나 더 얹으려 하고 있다"며 "두 개의 시스템을 다뤄야 하는데, 시스템이 1개인 블록체인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가 언급한 페이먼트 프로토콜이란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말한다. 비트코인 진영에선 확장성 문제 해결을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안 그릭 전 파트너는 "산업 전체를 놓고 봤을 땐 확장성이 있는 비트코인캐시(BCH)와 EOS 두 마리 말의 경쟁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BCH는 전통적인 블록체인 영역을 장악하고 EOS는 효율성 쪽을 장악할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부의 규제 문제도 언급했다. 이안 그릭 전 파트너는 "나쁜 규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라며 "규제를 느리게 도입하는 국가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큰 국가들이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이들은 만약 실수한다면 10년 가량 이 산업 전체가 가라앉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한번 만들어진 나쁜 규제를 없애려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박원익 기자 조선 일보  입력 : 2018.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