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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부자들] ⑧ - 조셉 루빈

해암도 2018. 3. 19. 08:43

골드만삭스・자메이카 음악가 출신 이더리움 공동창시자 조셉 루빈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기술 부사장이던 남자는 2001년 세계무역센터가 테러 공격에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세계가 구조화된 방식에 의문을 품는다. 그 와중에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는 그의 삶을 다시 뒤흔든다. 중앙 집권형 정치・경제 체제에 문제를 가졌던 조셉 루빈(Joseph Lubin・53)이 20대 청년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24)과 손잡고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공동 창시한 이유다. 가상화폐는 분권화의 상징인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이자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콘센시스(ConsenSys)' 창업자인 조셉 루빈은 미국 경제지 포브스 선정, 전 세계 가상화폐 부자 2위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최소 10억달러(1조670억원)에서 최대 50억달러(5조3350억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셉 루빈은 1987년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로봇 공학, 머신 비전, 신경망 및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조셉 루빈은 골드만삭스로 자리를 옮겨 헤지펀드를 운영하고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산 관리 부서에서 일하며 1990년대 말 골드만삭스 기술 부사장에 올랐다.

▲조셉 루빈 콘센시스(ConsenSys) 창업자가 2017년 11월 22일 런던 사무실 개소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하지만 조셉 루빈은 중앙 집권형 사회 시스템에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는 2017년 12월 31일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무역센터가 테러 공격을 받았을 때 '세계가 구조화돼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통제 시스템이 사회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대안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조셉 루빈은 "분산화된 인프라가 잘 움직이기만 한다면 문제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전력을 광범위하게 분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골드만삭스 부사장에서 자메이카 음악가로 떠돌던 남자, 블록체인 세상에 눈떠

2008년 금융 위기로 더욱 심한 혼란을 겪은 조셉 루빈은 혼연히 남아메리카로 떠난다. 그리고는 자메이카에 터를 잡고 음악가로 살아간다. 그가 키보드를 연주하며 살아간 건 1년 남짓, 2011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의 백서를 접할 때까지였다. 그는 포브스에 "블록체인으로 공유 인프라를 만들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지구와 세계, 행성의 조직원리를 만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조셉 루빈은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 설계도(2013년 11월 제작)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조셉 루빈은 이더리움 설계도를 받았을 느낀 감정을 묻는 말에 "천상의 순간(ethereal moment)"이라고 표현했다.

조셉 루빈은 2014년 1월 1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에서 비탈릭 부테린을 처음 만났고, 그 자리에서 이더리움 창안 프로젝트에 합류한다.

조셉 루빈은 콘센시스 사이트에 "2014년 1월 그날 이후, 나는 많은 사상가・기술자와 함께 분산화된 경제・사회 요소를 현실화하는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미하이 앨리시(Mihai Alisie) 이더리움 공동 창시자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에 "조셉 루빈은 다른 쪽에서 일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좋은 일(good things)'을 하길 원하는 은퇴한 은행가였다"며 "조셉 루빈은 이더리움 프로젝트 초기에 안정성을 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이더리움 상징. / 이더리움 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하지만 이들은 2014년 7월까지 6개월 동안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고, 조셉 루빈과 안소니 디오리오는 사비로 운영 자금을 충당했다. 결국 이들은 이더리움 시스템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2014년 7월 스위스에 '이더리움 재단(Ethereum Foundation)'을 세우고 이더리움을 비트코인과 맞바꾸는 방식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42일간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결과 이더리움 프로젝트는 당시 가격으로 1840만달러(196억3280만원) 어치인 3만1000개의 비트코인을 모으는 데 성공한다.

조셉 루빈은 크라우드 펀딩 진행 당시 가장 많은 이더리움을 구매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포브스가 조셉 루빈을 전 세계 가상화폐 부자 2위에 선정한 이유다. 가상화폐 업계에선 그가 최소 10억달러(1조67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조셉 루빈은 자신이 숨겨놓았던 비트코인 일부를 팔아 콘센시스 창업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말한다. 그는 2017년 이더리움 일부를 팔아 콘센시스 투자 자금으로 활용했다며 자신이 보유한 가상화폐 보유액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그가 사비를 들여가며 집중하는 콘센시스는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회사다. 조셉 루빈은 2015년 7월 이더리움 프로젝트가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던 당시 콘센시스를 설립했다. 가상화폐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다.

현재 콘센시스는 에너지,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두바이 정부가 콘센시스, IBM 등과 함께 도시 규모의 블록체인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콘센시스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콘센시스 직원 수는 2017년 1월 100명에서 그해 12월 기준 470명으로 늘었다. 콘센시스 본사는 미국 뉴욕에 있으며 워싱턴 D.C, 두바이, 싱가포르,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콘센시스는 흩어져 있는 업무를 2018년 중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조셉 루빈은 코인데스크에 "콘센시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콘센시스의 영적인 심장(spiritual heart)은 뉴욕 브루클린에 있지만, 공식적인 본사는 스위스에 있다"고 말했다.

콘센시스를 있게 한 이더리움 재단과 비탈릭 부테린은 스위스에 있다.


정미하 기자    조선   입력 : 2018.03.19